英 가디언, 잉글랜드 대표팀 향한 온라인 폭력 심화 "2천 건 이상"

서지수 2021. 6. 2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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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체코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이 반인종차별 운동인 '한쪽 무릎꿇기' 퍼포먼스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잉글랜드 대표팀이 온라인 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무려 2천 건이 넘는 증오 트윗이 잉글랜드를 겨냥했다는 보도다.

영국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대표팀을 향한 온라인 폭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매체가 발표한 조사 결과는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조별리그 기간 잉글랜드 대표팀을 향한 트위터상의 온라인 폭력을 분석한 것으로, 영국 내 인종차별 반대 그룹인 ‘호프 낫 헤이트(HOPE Not Hate)’와 연계해 조사가 이루어졌다.

자료 집계는 잉글랜드 대표팀이 크로아티아, 스코틀랜드, 체코와의 조별리그 경기 1시간 전, 경기 도중, 2시간 후 받은 트위터 내용을 토대로 이루어졌으며, 이때의 트위터 내용은 대표팀 선수의 이름이나 닉네임, 트위터 아이디 등이 태그된 58만 5천 건을 이른다.

매체는 잉글랜드 대표팀이 유로 2020 조별리그 경기 기간 받은 증오 트윗이 무려 2114건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 중에서도 44건은 원숭이 이모티콘이나 N-word(N으로 시작하는 영어권 비하 표현)같이 흑인 선수들을 향한 노골적인 인종차별 내용을, 58건은 ‘한쪽 무릎꿇기’ 같은 반인종차별 퍼포먼스를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대표팀 내 온라인 폭력에 가장 많이 노출됐던 이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공격수 해리 케인, 라힘 스털링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700건에 달하는 증오 트윗을, 케인과 스털링은 각각 506건, 430건에 달하는 증오 트윗을 받았다.

잉글랜드 대표팀, 해리 케인, 라힘 스털링을 향한 증오 트윗 수치. (자료: 가디언)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때와 비교했을 때 이번 유로 대회에서 크게 활약하지 못한 케인이 선수들 중에선 가장 많이 온라인 폭력에 시달렸다. 조별리그 경기 내내 압도적인 양의 증오 트윗을 감내해야 했다.

흑인 선수인 스털링도 만만치 않았다. 스털링은 심지어 자신이 득점해 팀 승리를 이끈 크로아티아전과 체코전에서도 증오 트윗을 받았다. 그가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던 스코틀랜드와의 경기에선 케인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증오 트윗을 받았다. 스털링을 향한 증오 트윗은 노골적인 인종차별 내용이 10% 정도였다.

잉글랜드의 유로 2020 조별리그 경기때 해리 케인과 라힘 스털링을 향한 증오 트윗 수치. (자료: 가디언)

매체는 잉글랜드 대표팀이 꾸준히 해 오고 있는 반인종차별 퍼포먼스를 향한 비난도 심각했다고 보도했다. 조별리그 내내 논란이 됐던 경기장 야유만큼 심각한 수치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호프 낫 헤이트’의 패트릭 헤르만손은 잉글랜드 대표팀을 향한 증오 트윗이 온라인상 폭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며, 계속되고 있는 온라인상 폭력의 심각성을 짚었다. 그는 또 트위터가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등 증오 범죄를 막기 위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 폭력, 그중에서도 인종차별 문제는 심각한 범죄다. 비록 폭력의 직접적 피해자가 소수라 하더라도, 직접적 피해자뿐 아니라 온라인을 사용하는 방대한 인파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하나의 게시물이 그것이 목표로 한 한 명의 당사자보다 더 큰 피해를 끼친다는 의미”라며 온라인 폭력의 위험성을 시사했다.

이어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는 파급력이 빠르고 많은 인파의 감정적 반응을 장려하며 익명성을 가져 책임감이 낮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이러한 문제와 사태의 심각성은 지속적으로 있었다. 트위터는 이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근본적 설계 변경, 더 빠른 조정 등이 필요하다”며 근본적 변화를 촉구했다.

축구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단체 ‘킥 잇 아웃(Kick It Out)’의 산제이 반다리 회장도 가디언의 연구 결과에 대해 속상한 감정을 내비쳤다.

반다리 회장은 “연구 결과는 매우 암울하다. 소수 민족이나 우리의 동료를 겨냥한 학대와 차별은 1년 365일 매시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범죄는 기술적 발전으로 해결할 문제다.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정부가 온라인 규제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적극적 해결을 강조했다.

이어 “‘한쪽 무릎꿇기’ 퍼포먼스 등 만연한 인종차별 폭력에 꿋꿋이 싸우고 있는 잉글랜드 대표팀, 사우스게이트 감독에 감사할 뿐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3일 오스트리아와 잉글랜드 사이에 치러진 유로 2020 평가전에서 잉글랜드가 ‘한쪽 무릎꿇기’를 할 때 경기장 속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이에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관중들의 야유는 우리의 흑인 선수들을 향한 비판처럼 느껴져 불쾌했다. 인종차별 반대는 동의를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며 퍼포먼스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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