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경영]중국의 '계란볶음밥' 논쟁

이현우 2021. 6. 2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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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일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중국에서 된서리를 맞은 음식이 '계란볶음밥'이다.

우리나라 중국집에서조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기본 메뉴인 계란볶음밥이지만, 느닷없이 중국 공산당 100주년과 얽히면서 역사 논쟁의 한가운데 서게 됐다고 한다.

당시 28세의 혈기왕성했던 마오안잉은 중국군 참모들의 계속되는 만류에도 직접 6·25전쟁에 참전했고, 계란볶음밥도 병사들에게 손수 아침을 만들어주고자 참호 밖으로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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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의 장남인 마오안잉의 모습.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1950년 11월 미군의 폭격을 받고 전사했다. 북한 평안남도 회창군의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에 그의 무덤이 있다.[이미지출처=중국역사연구원 홈페이지]

다음 달 1일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중국에서 된서리를 맞은 음식이 ‘계란볶음밥’이다. 우리나라 중국집에서조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기본 메뉴인 계란볶음밥이지만, 느닷없이 중국 공산당 100주년과 얽히면서 역사 논쟁의 한가운데 서게 됐다고 한다.

계란볶음밥이 갑자기 역사 논쟁에 휘말리게 된 원인은 6·25 전쟁에 참전했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마오쩌둥의 큰아들, 마오안잉과 얽혀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는 1950년 11월 6·25전쟁 참전 당시 참호에서 잠시 나와 계란볶음밥을 조리하던 중,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공습한 미군 전투기의 폭격을 받고 숨졌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그런데 갑자기 중국역사연구원에서 그가 계란볶음밥을 만들다 죽은 것이 아니라며 계란볶음밥과 마오안잉을 엮어선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마오안잉은 단순히 계란볶음밥 때문에 참호 밖으로 나왔다가 전사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미군이 암살을 계획, 무전 감청에 성공해 동선을 파악한 후 무차별 폭격을 가해 죽였다는 것이 중국역사연구원의 주장이다.

문제의 계란볶음밥 이야기는 원래 6·25전쟁에 참전한 중국군 장교들의 회고록에서 나온 것이었다고 한다. 당시 28세의 혈기왕성했던 마오안잉은 중국군 참모들의 계속되는 만류에도 직접 6·25전쟁에 참전했고, 계란볶음밥도 병사들에게 손수 아침을 만들어주고자 참호 밖으로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이라고 한다. 언제 어디서 포탄이 날아들지 모를 당시 전쟁터에서도 절대권력자의 아들이 병사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했다는 인간미 넘치는 일화를 역사연구원이 억지로 바꾸려 하는 셈이다.

지난해 10월24일에는 중국의 한 요리사가 계란볶음밥 종류 중 하나인 양저우식 볶음밥을 만드는 동영상을 올렸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하필 그날은 마오안잉의 생일이었다고 하는데 중국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동영상이 마오안잉은 물론 마오쩌둥까지 능멸하려고 올린 동영상이라고 확대해석했다. 해당 요리사는 아무 의미 없이 올린 것이라고 항변하면서 동영상을 생각 없이 올린 것을 거듭 사죄한다고 밝혔음에도 그의 신상까지 공개되며 욕설을 단 댓글이 수도없이 올라간 바 있다.

정작 아들의 죽음을 전해 들은 당시 마오쩌둥은 "전쟁에는 희생이 따르는 법"이라며 "중국의 모든 어버이들이 아들을 잃었는데 내 아들의 시신만 거둬올 수 없다"며 아예 장례는 물론 무덤도 북한 현지에 두게 했다. 아들의 죽음에 대한 미화도 없었고 공적도 부풀리지 않았다. 정작 중국 공산당 100년을 있게 한 이런 대국의 면모를 왜 21세기 중국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일까.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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