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칼럼] 국제질서의 변화와 정치의 영역

2021. 6. 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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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는 변화이다.

국제질서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각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정치적 선택의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중국의 성장이나 코로나19의 확산 등과 같은 외부 충격은 현재 국제질서의 심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핵심적인 물리 요소들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요소들이 국제질서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러한 충격이 우리의 삶에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해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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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는 변화이다. 이는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객관적 판단임과 동시에 변화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가 변화해야 한다는 규범적 판단이기도 하다. 세상의 변화는 물리적 과정일 뿐만 아니라 관념적 과정이기도 하다. 인간이 특정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환경에 대한 해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물리적 환경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력은 이러한 변화를 우리가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국제질서의 변화 역시 본질적으로 관념적 과정이다. 국제질서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각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정치적 선택의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또한 각 국가의 정치적 선택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외부적 충격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국제질서의 변화는 외부적 충격에 따라 야기되는 ‘외생적(exogenous)’ 과정임과 동시에 외부 충격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내생적(endogenous)’ 과정이기도 하다.

중국의 성장이나 코로나19의 확산 등과 같은 외부 충격은 현재 국제질서의 심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핵심적인 물리 요소들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요소들이 국제질서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러한 충격이 우리의 삶에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해석에 달려 있다. 중국의 성장이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근본적 변화를 야기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각 국가가 중국의 성장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머물 것인지 아니면 세계화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 역시 코로나19가 가져온 충격을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여 받아들일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본래 정치적 선택 또는 정치적 과정은 객관적인 사실판단의 영역이 아니다. 정치의 영역은 특정한 사실에 대한 해석과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다. 미국 패권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중국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판단의 영역이다. 또한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적 교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는 것도 역시 사실판단의 영역이다. 다만 이와 같은 외부 충격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것인지 하는 것은 사실판단의 영역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이다.

1945년 이후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서 성장해 온 한국의 입장에서 중국의 성장을 우리가 지켜야 할 국제질서의 안정성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질서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의 창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은 정치적 선택의 문제이다. 대외무역을 통해서 경제발전에 성공한 한국의 입장에서 코로나19를 향후 극복해야 할 세계화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할 것인지 아니면 급격하게 증대된 세계화 자체가 야기한 위협으로 해석할 것인지 하는 것은 정치적 과정에서 결정되어야 할 문제이다.

민주주의 제도에서 선거는 이와 같은 해석과 의미 부여가 이루어지는 가장 중요한 정치적 과정이다. 현재 한국은 대외적 충격에 직면해 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현재 우리가 직면한 외부적 충격에 대한 해석과 의미를 두고 논쟁하는 정치적 과정이기를 희망한다.

울산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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