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동 칼럼] 언론자유는 모든 자유를 자유케 하는 자유다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폐간이,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 사유가 두렵다. 홍콩 당국이 국가보안법 위반을 근거로 간부들을 구속하고 자금을 동결하자 빈과일보는 지난 24일자 신문 발행을 끝으로 스스로 문을 닫았다. 중국의 야만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본보 지령 1만호 발행일이었다.
빈과일보 폐간은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다시 소환한다. 너무 유명해 식상하기까지 한 경구지만 미국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은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했다. 무려 220년 전 일이다. “나는 당신이 하는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말할 권리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고 싸워주겠다”는 에블린 비어트리스 홀의 발언 역시 100년이 훨씬 지났다. 심지어 ‘언론자유는 모든 자유를 자유케 하는 자유다’라는 극적인 언급도 있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도 언론자유를 소중히 여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비판 없는 찬양보다 우정 있는 비판이 낫다”는 멋진 말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언론이 없는 좋은 사회보다 나쁜 언론이 있는 사회가 더 낫다”고 한 바 있다. 실제 그러했느냐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보편적으로 수용한다는 의미일 게다.
권력과 언론은 종종 불편한 관계다. 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극히 정상적이다. 건강한 긴장관계는 오히려 바람직하다. 권력은 국민을 통제하고 정보를 장악하려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독재로 흐르기 쉽다. 또 권력은 생래적으로 오만해지거나 부패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반대로 이런 권력의 속성을 감시, 비판하는 것이 언론 역할이자 존재 근거다. 언론의 견제와 균형 속에서 사회는 발전하는 것이다. 언론자유가 결코 부인되거나 훼손돼선 안 되는 이유다.
만에 하나 여권이 입법 추진 중인 언론개혁 관련법이 ‘언론 재갈법’이 될 경우 민주주의 미래는 암담해진다. 기우이길 바란다. 경험적으로 보면 권력이 언론을 장악하거나 언론이 권력을 탐할 때 불행했다. 만약 언론이 권력에 아첨하거나 듣기 좋은 소리만 한다면, 권력이 그런 언론을 원한다면 소금기 잃은 생선의 내장이 먼저 부패하듯 권력 내부부터 썩어갈 것이다. 그 누구도 원치 않는다.
박현동 편집인 hd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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