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출마 문제로 職 내던진 감사원장.. 이를 자초한 與

2021. 6. 29.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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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사퇴했다.

그간 대선 출마설이 나돌았기에 사퇴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최 원장까지 대선 출마 문제로 직을 던진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시중에서 "오죽하면 최 원장이 사퇴했겠느냐"는 동정론이 이는 것도 여권의 그런 잘못된 행태를 꾸짖기 위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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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사퇴했다. 내년 1월 1일까지가 임기인데 중도에 그만둔 것이다. 그간 대선 출마설이 나돌았기에 사퇴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내년 3월 9일 대선에 나가려면 12월 9일에는 공직에서 물러나야 하고, 정당의 경선에 참여하려면 더 일찍 그만둬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대권 도전에 대해 “대한민국 앞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숙고하겠다. 차차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대선 출마를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일 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최 원장까지 대선 출마 문제로 직을 던진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개인으로서도 올바른 처신이 아니다. 그들이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키며 나라의 기강을 세우는 일에 매진해야 할 사정기관 수장들이어서 더더욱 그렇다. 그동안 감사·수사 과정에서 정권의 압력 때문에 온전한 업무 수행이 어려웠다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조직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끝까지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소임을 다했어야 옳다. 그러기는커녕 사실상 대권에 직행하다시피 하니 그간의 감사와 검찰 수사의 진의마저 의심받게 되는 것이다.

여권이 이런 최 원장을 비난하고 나섰지만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 그간 여권은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감사 결과가 현 정부 국정 기조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무차별 공격을 해왔다. 헌법에 4년 임기가 보장돼 있는데도 최 원장이 정치적 중립을 내세워 김오수 전 법무차관의 감사위원 제청을 거부했을 땐 사퇴를 요구했었다. 감사원은 직무에 관해선 독립적 지위를 가진다고 법에 명시돼 있지만 여권은 마치 감사원을 정권의 하청기관쯤으로 여겼다. 시중에서 “오죽하면 최 원장이 사퇴했겠느냐”는 동정론이 이는 것도 여권의 그런 잘못된 행태를 꾸짖기 위함일 것이다. 이런 식의 사정기관 흔들기는 더는 있어선 안 된다. 이미 지금도 정권과 사정기관 간의 건전한 긴장관계가 훼손됐는데 더 악화돼서야 되겠는가. 나라 꼴을 이 지경으로 만든 여권이나 이 와중에 정치에 뛰어들 생각만 하는 감사원장을 보는 국민은 참담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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