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부모를 둔 아이의 우울감, 이성 부모의 아이보다 두 배나 높다
헤더는 LGBT(동성애)를 인정하는 관용적인 세상에서 두 엄마에 의해 길러졌다. 아무도 그녀에게 아빠를 원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다. 실제로 모든 사람은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 둘이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이냐”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어린 소녀였을 때 나는 정말 필사적으로 아빠를 원했다”면서 “남자는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사회에서 아버지와 남성에 대한 채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안고 다닌다는 것은 이상하고 혼란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대규모로 실시된, 같은 성별의 부모를 가진 아이에 대한 어느 연구 결과, 그 아이의 인생에서 우울감과 자살 생각, 비만, 부모와의 거리감을 느낄 위험이 이성 부모를 가진 아이와 비교해 두 배로 높았다.
소위 ‘다양한 현대 가정’에서 자란 아이의 이야기와 연구를 살펴보면 편모, 두 어머니, 심지어 열 명의 어머니 사랑도 한 아버지의 사랑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 현대 가정은 아버지가 없는 상황을 생물학적으로 더 많이 만들 수 있겠지만, 난자 기증과 대리모 덕분에 의도적으로 어머니를 없애는 상황도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가족 구성원에게 종종 평생의 상처를 입힌다.
남성 동성애 커플 가정에서 자란 누군가는 말한다. “매일 나는 친엄마가 궁금하다. 그녀도 나에 대해 궁금해할까. 우리가 닮았을까. 우리는 성격이나 호불호가 비슷할까. 이 정도는 겨우 겉만 핥는 정도다. 나는 친엄마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친엄마와 관계를 맺지 못하는 데서 오는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이런 생각을 하는데 정신적 정서적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다.”
이 이야기들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각자가 주는 고유한 사랑에 대한 갈망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라는 이념과 진보적 경향을 초월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머니와 아버지를 알아야 할 필요성과 어머니와 아버지가 자녀들을 알아야 한다는 필요성은 인간에게 있어서나, 누군가의 자녀가 된다는 것의 의미에서 가장 핵심인 부분이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함께 자녀를 양육할 때의 장점, 부모와 자녀의 관계 속 생물학적 연관성의 중요성, 일평생 지속하는 결혼 관계 속에서 양육된 자녀에게 주어지는 유익한 점 등이 모두 공격을 받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우린 영화나 소셜미디어 서비스(SNS), 광고를 통해 ‘사랑이 가족을 만든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우린 어머니와 아버지는 서로 대체될 수 있고, 연구실에서 인공수정으로 만들어진 아기들은 아무런 고통도 당하지 않으며, 결혼은 성인들이 원한다면 어떤 형태이든 가능하다는, 몇몇 사람들만의 선별적이고 성인 중심의 이야기만을 보게 된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 이런 생각들이 어떤 결과를 일으키는지는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진 그저 듣기 좋은 이야기일 뿐이다.
영국에서 남성 동성 커플 최초로 친권을 인정받은 배리 배로우와 토니 드루이트의 사례를 보자. ‘사랑이 가족을 만든다’는 말은 이 남성들이 현재 스물한 살 된 딸 사프란을 포함해 어머니가 없는 그들의 다섯 아이가 대리모를 맞이할 때마다 의심의 여지 없이 마치 주문처럼 계속 반복됐다. 배리와 토니는 토니가 암을 진단받은 후 헤어졌고, 배리는 현재 사프론의 전 남자친구인 스콧과 약혼한 상태다. 사프론은 남자친구인 스콧을 결과적으론 자신의 새아버지로 맞이해야 할 상황을 마주하게 됐으면서도, 전 남자친구가 자신의 아버지와 약혼한 것에 대해 “악감정이 없다”고 한다. 다만, “배리가 그렇게 빨리 이혼하고 재혼한 것에 대해서는 기쁘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치 머리가 빙빙 도는 시나리오처럼 들리지 않는가.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배리와 스콧은 지난해 난자를 ‘기증’ 받아 대리모를 통해 어린 발렌티나를 자녀로 맞이했다. 사프론은 이 이복 여동생을 애지중지했다. 들리는 얘기로는 사프론은 그녀의 아버지와 스콧이 더 많은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이미 그녀 자신의 난자를 냉동시켰다. 만약, 사프론의 아버지들이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사프론은 그녀의 형제나 자매의 생물학적 어머니가 될 것이다. 그리고 배리는 그다음 갖게 되는 자녀의 할아버지가 될 것이다. 그들이 딸 사프론의 제안을 거절하더라도, 발렌티나는 어쨌든 언제든 냉동 난자를 통해 또 다른 형제나 자매가 생길 수 있다.
한편 토니와 그의 새로운 파트너인 브렌트는 ‘멋진 외모와 높은 아이큐’를 기준으로 15명의 여성을 물색했다. 발렌티나에게 난자를 기증했던 사람의 난자를 다시 이용해 ‘새로운 가족을 꾸리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발렌티나의 아버지인 배리의 전 남편이었던 토니는 “발렌티나와 우리 아기는 생물학적으로 형제나 자매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케이티 파우스
비영리 아동 인권 단체 뎀비포어스(Them Before Us) 설립자·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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