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스니커헤드
최근 미국에서 스니커(운동화)를 팔고 살 수 있는 온라인 장터인 고트(GOAT)가 우리 돈으로 4조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서 화제가 되었다. 고트는 스니커 재판매 시장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1년 만에 기업 가치가 두 배로 껑충 뛰었다.
흔히 ‘스니커헤드(sneakerhead)’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대개 10대에서 30대 남성들로, 인기있고 소장가치 높은 한정판 스니커, 혹은 생산이 중단된 스니커들을 수집하는 골수 팬이다. 이들의 구매욕구를 아는 운동화 브랜드들은 의도적으로 소량만 생산해서 출시할 때 매장 앞에 긴 줄을 서게 하고, 구매에 실패한 대다수의 소비자는 원하는 제품을 손에 넣기 위해 재판매 웹사이트를 드나든다. 스니커를 인터넷을 통해 재판매하는 일은 2000년대 초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2009년에는 스니커 콘(Sneaker Con)이라는 대형 행사까지 등장해서 뚜렷한 하나의 하위문화를 형성했다.
물론 스니커헤드들이 수집한 운동화를 항상 신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일상에서 신는 대신 자신의 방 한쪽 벽에 대형 진열대를 만들어 수십 켤레의 스니커를 전시해두고 즐기고, 고트 같은 온라인 매장을 통해 제품을 거래한다. 운동화가 본래의 사용가치를 넘어 소장가치를 갖게 되면서 미술품처럼 투자의 대상으로 변한 것이다. 고트는 아마존이 점령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틈새를 찾아 집중한 결과 판매자만 60만 명에, 등록회원 3000만 명을 보유하게 되었고, 이제는 의류에도 진출했다. 기존 시장의 틈새를 노려서 교두보를 마련하고, 인기를 바탕으로 업종을 확장하는 교과서적인 전략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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