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붕괴 아파트서 온 전화 16통 미스터리..실종 가족 '충격'

고석현 2021. 6. 2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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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서 생존자 수색이 진행중이다. AF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사고로 실종된 노부부의 가족이 "사고 이후 할머니·할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전화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잡음만 들려왔다고 한다.

28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제이크 새뮤얼슨은 지난 24일 붕괴 참사 이후 실종된 조부모의 자택 유선번호로 걸려온 전화 16통을 받았다. 그는 참사 당일 밤 첫 번째 전화를 시작으로 15차례나 더 전화가 걸려왔다고 주장했다.

새뮤얼슨의 할아버지 아니 노트킨(87)과 할머니 미리암 노트킨(81)은 참사가 발생한 아파트 302호에 살고 있었다. 현재 두 사람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걸려온 전화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새뮤얼슨은 "가족이 모두 거실에 앉아있다가 (전화를 받고) 충격을 받았다"며 "전화 상대방은 아무 말도 없고 정적만이 흘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합리적으로 판단하려 하고 답을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기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서 잔해를 수습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벽이 쩍 하고 갈라져, 손가락 2개 크기"
한편 이 아파트 6층에 거주했던 일리아나 몬테아구도는 "어디선가 뛰어야 해라는 소리가 들렸다"며 "2분, 아니 1분만 늦었어도. 더 이상의 충분한 시간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일 잠이 잘 오지 않아서 깼고, 이상한 소리가 들려 미닫이문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발코니로 향했다. 몬테아구도는 "문을 닫으려 했지만, 이미 건물의 움직임으로 인해 수평이 맞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곧 쩍하고 갈라지는 소리를 들었을 때 벽에는 손가락 2개가 들어갈 정도의 금이 가고 있었다"며 "그때 뛰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다리 두 곳에 타박상을 입은 그는 "모든 걸 잃었지만 중요한 건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살아있으면 희망이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서 "잔해 속에 있을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몬테아구도는 지난해 12월 이 아파트를 60만 달러(약 6억8000만원)에 샀고, "다음 달부터 1000달러(110만원)를 들여 아파트를 수리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당국 "에어포켓 형성, 실종자 생존 가능성"
붕괴 참사 나흘째인 27일에도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는 150여명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구조당국은 건물 잔해 속에 '에어포켓'(산소가 남은 공간)이 형성돼 있을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에어포켓'에서 실종자 일부가 살아있을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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