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 세계 5위' 대한민국 이젠 변화 이끄는 리더돼야

2021. 6. 2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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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나라 명운을 걸고 기술 발전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첨단기술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다양한 정책과 입법을 추진 중이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끝없는 프런티어법(Endless Frontier Act)’이다.

과학기술계에는 너무나 잘 알려진 버니바 부시 박사의 ‘과학-끝없는 프런티어(Science, The End

less Frontier)’라는 보고서가 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루스벨트 대통령은 종전 이후 미국이 취해야 할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 고심하게 됐다. 당시 과학연구개발국장인 버니바 부시 박사가 아니었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질병과의 전쟁, 국가 안보, 인재 양성 등 과학적 진보를 위한 새로운 정부 기구 창설을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보고서가 제출되고 5년 후인 1950년 국회를 통해 美국립과학재단이 설립됐다. 국립과학재단은 ‘과학 발전을 장려하고, 국가의 건강과 복지, 번영을 이룬다’는 목표로 대학, 연구소 등에 기초과학 연구비를 지원해왔다.

현재 추진 중인 ‘끝없는 프런티어법’은 기본적으로 이런 정신을 계승한다. 핵심은 중국의 추격 속에서 과학기술 글로벌 리더로 국가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국립과학재단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존 기초 연구 지원 중심에서 첨단기술 개발과 상업화 지원으로 확대하고, 파격적인 예산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이 법안이 실현될 경우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변국에 어떤 파장이 미칠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이 여느 때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 시장 선점을 위해 무한 경쟁에 뛰어들면서 무서울 정도로 경쟁이 심화되는 중이다. 코로나19로 과학기술 중요성은 한층 더 부각됐다. 미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가 과학기술 발전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2019년 기준 89조원으로 세계 5위다. 현재의 증가 추세로 보면 올해 정부와 민간 R&D를 모두 합한 ‘국가 R&D’가 사상 처음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한다. ‘국가 R&D 100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제는 걸맞은 R&D 투자 방향과 구현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피터 드러커는 변화에 대응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과 조직을 지칭하기 위해 ‘변화 리더(Change Leader)’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그는 “급격한 구조적 변화 시기에 살아남는 조직은 오직 변화 리더뿐”이라고 강조했다. 미래기술 경쟁에서 승리하는 자가 세계 경제를 이끌고, 이는 외교와 국가 안보에 직결된다는 것을 미국은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

지금은 한국의 과학기술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보다는 미래 시장을 선도하는 주도적 과학기술 정책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인공지능(AI) 등 이른바 핫한 기술은 하루아침에 탄생한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투자와 관련 분야 기초과학 성과들이 만들어낸 열매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기적 성과에만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과학기술 정책 철학도 포괄해야 함은 물론이다.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5호 (2021.06.30~2021.07.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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