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그동안 듣기만 했나요 이젠 주식처럼 음원 사세요

2021. 6. 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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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는 지난 1월 미국 록밴드인 원리퍼블릭(One Republic) 리더이자 보컬인 라이언 테더(Ryan Tedder) 음악 500곡의 판권을 약 2억달러에 매입했다. 라이언 테더는 아델, 마룬파이브, 비욘세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유명 음악인이다. KKR의 이번 투자는 이례적이다. 주로 기업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부동산,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전통적인 사모펀드가 음원에 투자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음원 시장이 급성장세를 자랑한다. 음원 스트리밍 시장 규모(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는 2017년 68억8500만달러 규모에서 2020년 110억6300만달러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휴대폰, TV, 라디오 채널 등 디지털 음원을 공급하는 채널이 매우 다양해지며 그 수요가 급증했다. 골드만삭스는 2020년 4억1600만명 수준이던 유료 스트리밍 구독자가 2030년 12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덕분에 이제 음원도 투자 대상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영국 런던 증시에 2018년 상장한 음악 펀드인 ‘힙그노시스(Hipgnosis)’. 이 펀드는 비욘세 매니저였던 머크 머큐리아디스가 설립했다. 음악 저작권을 매입해 저작권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 형태로 나눠 준다. 이 펀드가 소유한 대표적인 음원으로는 저스틴 비버의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등이 있다. 모두 5만7000곡의 저작권을 펀드가 보유했다. 힙그노시스는 지난해 3월 영국 중소형주 증시인 FTSE250지수에 편입됐다. 시가총액은 올 1월 말 기준 12억파운드(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최근 대중에 많이 알려진 뮤직카우라는 업체가 음원을 주식처럼 거래하는 플랫폼 사업을 확장해나가며 일반인 음원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 뮤직카우 비즈니스 모델은 증권사와 유사하게 음원 구매자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음원 지분을 5개 이상 구매 시 거래 금액 1%, 그 이하일 경우 1.2%의 수수료를 받는다. 아울러 저작권을 보유한 음원 가치가 상승할 경우 그 차익을 수익화할 수 있다.

인에이블파인드는 잠재력 있는 음원을 발굴해 저작권을 매입한 뒤 다양한 채널과 마케팅 역량을 동원해 음원을 확장시킨다. 향후 펀드를 조성해 매입하는 방식도 추진 중이다. 인에이블파인드가 기획한 히트작은 최근 차트 역주행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다. 군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더캠프’ 투자자기도 한 인에이블파인드는 군인들이 유독 브레이브걸스에 열광하는 것을 발견하고 롤린 음원을 과감히 매입했다. 사실 음원 매입 당시에는 롤린의 역주행을 점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 측은 최근 레트로 감성이 대세인 점에 착안해 히트를 확신했다고 한다. 브레이브걸스에 매료된 군인들이 제대 후 사회에 나와서도 그 시절 자신들의 우상을 그리워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 음원이 이제 단순한 엔터테인먼트의 한 아이템에 머물지 않고, 투자 대상으로 각광받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홍순재 딜로이트안진회계 법인 재무자문본부 상무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5호 (2021.06.30~2021.07.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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