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공매도 재개와 코스피 3300

이민우 2021. 6. 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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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 급락 여파로 지난해 3월16일 전면 금지된 공매도가 약 1년2개월만인 지난 5월 3일에 재개됐다.

물론 공매도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만 재개됐으나 해당 종목 350개의 시가총액이 전체 주식시장의 8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공매도를 전면 시행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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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준 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

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 급락 여파로 지난해 3월16일 전면 금지된 공매도가 약 1년2개월만인 지난 5월 3일에 재개됐다. 증시가 급락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지난주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300선을 돌파하는 등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간 학계는 많은 국내외 연구들을 바탕으로 공매도에는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많으며 당국이 잘 준비해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이 건전한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여전히 일부에서는 공매도 전면 금지를 주장하지만 걱정하던 바와 달리 공매도 재개 충격이 크지 않은 것은 어떻게 보면 예견된 결과다. 물론 공매도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만 재개됐으나 해당 종목 350개의 시가총액이 전체 주식시장의 8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공매도를 전면 시행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가장 핵심 기능은 가격발견이다. 정보가 즉각적이고 자유롭게 주문과 거래를 통해 주가에 반영될 때 그 기능은 효율적으로 유지된다. 수시로 발생하는 긍정적·부정적 정보를 반영해 주가는 수시로 등락한다. 인위적으로 한 방향의 정보 흐름을 제한하면 가격발견 기능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공매도에 제약을 가하면 부정적 정보가 제 때 시장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주식이 고평가될 수 있다. 고평가가 계속 유지된다면 당장은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좋겠지만 시장의 속성상 떨어질 것은 결국 떨어지고 만다. 도리어 미뤘던 하락분이 한꺼번에 주가에 반영될 경우 그 충격은 훨씬 더 클 수 있다.

2000년대 초 닷컴버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3년 유럽 재정위기 등 위기가 닥칠 때마다 공매도는 큰 관심을 끌었고, 각국 정부가 시행한 공매도 금지 또는 제한이 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 학계의 활발한 연구가 이어졌다. 이 연구들은 대부분 공매도에 제약을 가하는 것이 시장에 긍정적이기 보단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한다는 분명한 증거를 제시한다.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미국 등 여러 선진 주식시장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공매도를 계속 유지하거나 비교적 짧은 기간만 제한했다.

최근 필자는 코로나19 동안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시행한 공매도 제한의 효과를 연구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다양한 형태로 공매도에 대응했다.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3개 국은 공매도를 금지한 반면 대만과 태국은 업틱룰 강화를 통해 공매도를 제한했다. 싱가포르, 일본, 중국, 홍콩은 아예 공매도를 기존대로 유지했다. 분석 결과 대체적으로 공매도 금지 또는 제한이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가격발견기능 및 유동성 하락을 초래하는 등 시장기능을 전반적으로 저하시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동안 각국 정부가 실행한 공매도 제한이 오히려 시장의 질을 악화시켰다는 알레산드로 베버와 마르코 파가노의 2013년 연구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시장의 기능저하는 장기적으로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리 만무하다.

그간 공매도제도는 국내에서 꾸준히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회적 논의가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시장참여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당국의 제도 보완도 수반됐다. 이를 통해 예전보다 더 준비된 자세로 공매도 제도를 맞이하지 않나 생각된다. 이 모든 것이 성장통이며 시장이 성숙해 가는 과정이 아닐까.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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