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 반감 '이유있는 항변'.. 왜곡된 정보에 젠더갈등 격화"

김남중 2021. 6. 28.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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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페미니즘 정서가 심상치 않다.

20대 남성은 물론이고 30·40대 남성까지 페미니즘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평등 사회를 지향하는 페미니즘이 남성 혐오적이고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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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문학사상' 반페미니즘 분석
게티이미지


안티 페미니즘 정서가 심상치 않다. 20대 남성은 물론이고 30·40대 남성까지 페미니즘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평등 사회를 지향하는 페미니즘이 남성 혐오적이고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월간 ‘문학사상’ 7월호는 ‘불공정 사회 속 페미니즘’이라는 특집을 마련하고 반페미니즘 현상을 분석한 세 편의 글을 실었다. ‘공정하지 않다’ ‘일베의 사상’ 등을 썼고 필명 박가분으로 알려진 논객 박원익은 “한국 사회의 페미니즘 담론과 운동이 그간 범한 이론적, 실천적 오류가 엄연히 존재하고 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요구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페미니즘에 대한 청년 남성들의 반감을 “이유 있는 항변”이라고 본다.

박원익은 “왜 그토록 페미니즘에 대해 청년 남성들이 거세게 반발하는가. 아직도 의아한 이들이 있다면 2015년부터 발흥한 인터넷상의 남성혐오 조류에 주류 여성계가 공모했던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면서 여성운동이 메갈리아를 거쳐 워마드로 이어진 남성혐오 세력과 거리를 두지 못한 것이 반페미니즘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한다.

그는 여성계가 메갈리아 등 래디컬 페미니즘의 유행을 페미니즘의 새로운 물결로 규정하고 주류 여성운동의 일원으로 받아들인 게 오류라고 본다. 그 결과 페미니즘은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여성계의 주장을 믿지 못하게 됐고, 여성주의가 불평등 해소와 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한다는 약속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고 지적한다.

박원익은 실천상의 과오를 공론화하는 관행 자체가 한국 페미니즘에 없다고 지적하면서 “남성혐오 세력과 연대했던 과오를 공개 비판하고 여성 의제에 대한 부채감이 상대적으로 희박한 청년세대를 악마화하거나 희화하지 않은 채 열린 자세로 소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여성주의 철학자 김선희는 20·30대 청년들을 중심으로 공정성 담론이 제기되고 그 한가운데 젠더 갈등이 놓이는 현상에 주목한다. 그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공정성은 능력에 따른 차등 분배를 뜻하며 능력주의와 일치하는 개념이라며 “공정성 담론이야말로 페미니즘을 반격하는 안티페미니스트의 논리가 작동하기에 적합한 장을 제공”한다고 본다. 능력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공정성 프레임이 여성 차별 구조를 지운 채 남녀 문제를 능력 문제로만 보기 때문에 능력이 안 되는 여성을 우대하는 것은 불공정한 처사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부장제 사회에서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것이 진실일까.” 박선희는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여성의 정치·사회경제적 지위에 관한 대부분의 지표들은 여성의 열악한 처지를 말해준다. 이것은 여성의 능력 부족으로 설명되지 않기에 구조적 차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이들이 온라인 카페나 게시판, SNS 등에서 유통되는 단편적이고 왜곡된 정보를 통해 페미니즘을 이해한다며 ‘넷페미니즘’ ‘트위터 페미니즘’ ‘온라인 페미니즘’이 안티페미니즘을 부추긴다고 의심한다. 그는 “청년들이 페미니즘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데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SNS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담론”이라며 “페미니즘의 고유한 문제의식은 실종된 채 주관적 경험을 중심으로 한 감정의 공유나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의 젠더 갈등을 진단하고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온라인 페미니즘 논쟁의 허구성과 문제점을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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