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분석실] '스리백→포백→스리백' 덴마크, 유연한 전술 변경으로 대승

조효종 기자 2021. 6.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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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덴마크가 경기 중 계속해서 전술을 변경하며 웨일스를 무력화했다.


27일(한국시간)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요한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0 16강 첫 경기에서 덴마크가 웨일스에 4-0 완승을 거뒀다. 카스페르 돌베르가 연속골을 넣었고, 요아킴 멜레, 마르틴 브레이스웨이트가 한 골씩 기록했다. 덴마크는 유로 2004 이후 17년 만에 8강에 진출했다.


덴마크는 앞선 조별리그와 마찬가지로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스리백이 후방을 든든하게 지키면서 다른 선수들이 활발하게 뛰어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 덴마크의 의도대로 경기가 진행되지 않았다. 웨일스 공격진이 공격을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빈도가 높았다. 먼 거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덴마크 수비진이 뒤로 물러서며 수비할 경우, 가레스 베일, 애런 램지 등 웨일스 2선 자원들은 과감하게 중거리 슛을 때렸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경기당 허용한 슈팅이 약 4.7회에 불과했던 덴마크는 이날 경기 시작 12분 만에 슈팅 다섯 차례를 허용했다.


카스페르 휼만드 감독은 오래 지켜보지 않고, 즉각 전술 변화를 지시했다. 미드필더로도 활용 가능한 센터백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로 옮겼다. 미드필더와 수비 사이 공간에서 상대 2선 공격수들에게 슈팅 기회를 내주지 않기 위한 방법이었다. 효과가 있었다. 전반 초반 웨일스의 램지와 베일은 각각 두 차례씩 슈팅을 시도했는데, 크리스텐센의 위치 변화 이후 슈팅 횟수가 줄었다. 두 선수는 경기 종료까지 각각 슈팅 1회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주도권을 되찾은 덴마크는 전반 27분 돌베르가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3분 추가골까지 기록했다. 두 골을 뒤지자 웨일스는 후반 15분 중앙 미드필더 조 모렐 대신 2선 공격수 해리 윌슨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휼만드 감독은 경기 중 다친 토마스 딜레이니와 함께 공격수 미켈 담스고르를 빼고 미드필더 마티아스 옌센, 크리스티안 뇌르고르를 투입해 대응했다. 크리스텐센이 센터백 자리로 복귀하고, 공격수 대신 미드필더가 한 명 더 들어가면서 3-5-2로 전형이 바뀌었다.


덴마크가 수비를 강화한 시점부터 웨일스가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이전까지 40% 초반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덴마크를 몰아붙였다. 분위기가 웨일스에 넘어가자 휼만드 감독은 재차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멀티골을 기록한 돌베르를 빼고 193cm의 장신 공격수 안드레아스 코르넬리우스를 투입했다.


안드레아스 코르넬리우스(덴마크). 게티이미지코리아

용병술은 적중했다. 지친 돌베르 대신 들어간 코르넬리우스는 전방에서 공을 지켜내며 점유율 회복과 공격 전개에 기여했다. 코르넬리우스의 드리블과 높이를 활용한 역습도 날카로워지면서 웨일스가 공격에만 집중할 수 없게 됐다. 코르넬리우스는 약 20분 동안 슈팅 2회, 유효슈팅 1회, 드리블 성공 5회를 기록했고, 후반 추가시간 브레이스웨이트의 쐐기골을 도왔다. 코르넬리우스 투입 이후 덴마크는 슈팅 7회, 2득점 기록한 반면 웨일스는 슈팅을 한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전술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선수단 변화도 성공을 거뒀다. 이번 대회 주전이었던 공격수 유수프 포울센과 측면 수비수 다니엘 바스가 가벼운 부상으로 빠지면서 돌베르와 옌스 스트뤼거가 대회 처음으로 선발 기회를 잡았다. 두 선수는 포울센과 바스의 공백을 100% 메웠다. 돌베르는 멀티골을 넣었고, 스트뤼거도 웨일스의 왼쪽 공격을 상대로 준수한 활약을 보여줬다.


기존 자원들도 분발했다. 활발하게 전방을 누볐던 브레이스웨이트가 마침내 대회 첫 골을 신고했고, 4경기 연속 조커로 활용됐던 코르넬리우스도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니콜라이 보일레센이 투입되며 자리를 옮긴 멜레는 오른쪽 윙백 위치에서 왼발로 득점을 터뜨리며 범용성을 증명했다. 지난 경기에서는 왼쪽에서 오른발로 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여러 선수들이 제 몫을 해낸 덴마크는 체력적인 부담이 가중되는 토너먼트에서 선수단 운영에 여유를 얻었다.


사진=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캡쳐,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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