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공급권 막차 타자".. 투기수요 몰리는 재개발 후보지

류태민 2021. 6. 26. 19: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4공급대책의 핵심방안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주택 입주권 부여 기준일이 지난 2월 5일에서 사실상 이달 말로 늦춰지면서 증산4구역 등 주요 후보지 일대에서는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2월5일'이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입주권 부여 기준일은 법안심의 과정에서 '국회 본회의 의결일'로 바뀌었다.

지난 23일 정부가 도심공공주택복합개발사업 5차 후보지로 발표한 서대문구 홍제동 고은산 서측 저층주거지 일대도 발표 이후 투자 수요가 몰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택 현금청산 기준일 2월5일에서 이달 말로 늦춰져
증산4·수색14·홍제동 등 주요 후보지 투자 수요 몰려
원주민들 "정부가 투기 조장"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2·4공급대책의 핵심방안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주택 입주권 부여 기준일이 지난 2월 5일에서 사실상 이달 말로 늦춰지면서 증산4구역 등 주요 후보지 일대에서는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다. 관련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 열흘 남짓 동안 집을 매입해 이전등기까지 마무리하면 아파트 우선공급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2월5일’이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입주권 부여 기준일은 법안심의 과정에서 ‘국회 본회의 의결일’로 바뀌었다. 지난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수정 의결하며 입주권 부여 기준일을 이같이 변경했다. 6월 임시국회의 법안 처리 본회의는 이달 29일과 7월1일로 예정돼 있어, 6월 28일 이전에 등기를 마무리하면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서울 은평구 증산동 증산4구역 일대 전경.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후보지인 이 일대에는 현금청산 기준일 이전 막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사진=류태민 기자)

“우선공급권 막차 타자”… 투자수요 몰리는 재개발 후보지

이 과정에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주민동의율 3분의 2 이상을 확보한 서울 은평구 증산4구역에는 기준일 발표 이후부터 투자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이 지역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대표는 “지난 16일에 발표가 나자마자 눈치 빠른 투자자들의 문의 전화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며 “현재 우리 사무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거래만 해도 10건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수요가 몰리면서 지분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 지역 B공인 관계자는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며 가격도 크게 올랐다”면서 “평수에 상관없이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보니 기존에 1억 초반대였던 10평 남짓 주택이 5억~6억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증산4구역은 지난 3월 정부가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1차 후보지로 선정한 뒤 불과 한 달 만에 지구 지정 요건인 주민 3분의 2 이상 동의율을 동의율을 확보하며 후보지 가운데 가장 빠른 사업 진척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비슷한 시기 주민 동의율 3분의 2이상을 확보한 인근 수색 14구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 지역 C공인 대표는 “발표 이후 수 십 명이 넘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팔겠다고 전화가 왔다”며 “그만큼 매수하려는 이들도 많아 현재 거래 가능한 물건이 동이 난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 23일 정부가 도심공공주택복합개발사업 5차 후보지로 발표한 서대문구 홍제동 고은산 서측 저층주거지 일대도 발표 이후 투자 수요가 몰렸다. 이 일대 D공인 관계자는 "우선공급권을 부여받을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다보니 다들 매매를 서두르는 분위기"라며 "오늘 하루에만 30여건 정도의 매물 문의가 들어왔다"고 전했다.

원주민들, “정부가 사실상 투기를 조장한 것”

반면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번 조치에 불만을 표시했다. 새로운 주택소유자, 즉 조합원이 늘수록 기대수익이 줄기 때문이다. 기존 다주택자들은 집을 여러 채 갖고 있어도 입주권은 한 개만 나온다. 그러나 지금처럼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집이 각각 다른 명의로 넘어가면 개발 이후 나눠줘야 하는 입주권이 늘어나는 구조다. 일반분양으로 인한 이익금은 주민 수에 비례해 분배되기 때문에, 사실상 기존 주민들에게 돌아갈 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증산동에서 8년 넘게 거주하고 있다는 주민 B씨는 “이전부터 집을 갖고 있던 주민들에게만 입주권이 돌아가야 정당한 것 아니냐”면서 “이미 투기꾼들이 전부 집을 샀는데 이후에 현금청산 기준일을 정하는 게 대체 소용이냐”며 분노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본의회 통과 시점으로 입주권 기준일을 늦춘다고 했지만 얼마든지 입법과정이 길어질 수도 있고 계약도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을 간과하고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아 투기수요의 유입이 이뤄진 것 같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