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그림인가 사진인가 .. 병원 복도가 갤러리, 장미의 인생 담은 작품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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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에 가득 찬 에테르 향은 어디서 새어 나왔는지, 액자 속 메스가 풍긴 냄새였는지 분간하기 힘들다.
이 사진들이 관람객에게 손짓하는 곳은 병원 복도였다.
고신대복음병원(병원장 오경승)이 개원 70주년을 맞아 열고 있는 사진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9번째 개인전을 여는 박호선 작가는 "병원의 배려로 작품을 외래공간에 전시할 수 있게 됐다"며 "사진작품을 통해 시각적으로 환우들이 힐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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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1. 빨간 장미꽃 둘레를 얼기설기 감은 실에 가위가 날을 대고 있다. 갤러리에 가득 찬 에테르 향은 어디서 새어 나왔는지, 액자 속 메스가 풍긴 냄새였는지 분간하기 힘들다.
#2. 의료용 가위는 어김없이 등장했다. 타래처럼 꽃잎을 맴돈 실을 한 올씩 잘라내려 했다. ‘메스’가 옆에서 환하게 웃는 것 같다.
그림인가, 사진일까 꼭 판타지 장면 같았다. 몽환적인 작품 풍 때문에 이 전시회가 사진전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 사진들이 관람객에게 손짓하는 곳은 병원 복도였다. 작품 속엔 장미꽃이 있고, 메스와 의료용 가위, 수술용 실 같은 것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관람객은 환자와 보호자, 작가는 진짜 의사였다.
고신대복음병원(병원장 오경승)이 개원 70주년을 맞아 열고 있는 사진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고신대병원은 ‘회복을 선물한다’는 주제로 지난 6월 14일부터 사진작가 박호선의 작품 ‘몸안의 꽃 V(Flowers in the Body)라는 이름의 사진전을 열고 있다.
지난 6월 초부터 부산 동구 조방로에 있는 PD 아트갤러리에서 열린 전시회가 병원 외래진료 복도에 그대로 옮겨왔다.
지난 1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고신대병원 외래 전시공간에서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몸안의 꽃 V’ 전시회는 의료의 힘을 빌려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을 묘사한 작품들이 주제를 던지고 있다.
아름다운 장미꽃과 함께 병원의 소품들이 꼭 등장한다. 메스와 가위, 주사기 같은 두려움과 아픔을 떠올리는 의료소품이 녹아 있다.
주인공 장미는 자기가 가장 예쁜 줄 알았다. 그런데 노란 꽃이 나타났다. 더 예뻤다. 장미는 더 예뻐지려고 성형 수술을 결심했다. 점점 더 예뻐졌지만, 세월이 지나 늙어 시들어버렸다. 작품전 플롯이다.
올해 9번째 개인전을 여는 박호선 작가는 “병원의 배려로 작품을 외래공간에 전시할 수 있게 됐다”며 “사진작품을 통해 시각적으로 환우들이 힐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류작가인 그는 부산 사하구에서 개업 중인 이비인후과 전문의이다. 주로 꽃과 인간의 감성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오경승 병원장은 “박 작가와 소중한 인연이 이어져 기쁘다”고 했다. “환우들에게 소중한 힐링 공간이 되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사진전은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 고신대병원 측은 이후에도 개원 70주년 기념 다양한 힐링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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