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날엔..] TV생중계 8시간 후보검증, MB-朴 의혹 탈탈 턴 한나라당

류정민 2021. 6. 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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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2007년 한나라당은 정당 대선후보 검증 역사를 바꿔 놓았다.

당시 한나라당 후보 검증에 관심이 집중됐던 이유는 예선(당내 경선) 승리가 곧 본선(대통령선거) 승리라는 얘기가 파다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검증의 클라이맥스는 2007년 7월19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렸던 한나라당 경선후보 검증 청문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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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 규모와 강도, 내용 모두 역대급 검증의 장
MB, 도곡동 다스 에리카김 의혹 검증..朴, 정수장학회 최태민 사생활 의혹 검증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 -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2007년 한나라당은 정당 대선후보 검증 역사를 바꿔 놓았다. 당시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 과정은 정치사에 기록될 여러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후보 검증의 규모와 강도 모두 역대급이라고 할 만 하다.

한나라당은 말 그대로 혹독하게 내부 검증의 잣대를 들이댔고 국민들은 그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정당의 대선 후보 검증 과정이 어떻게 하면 본선 득표력을 높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당시 한나라당 후보 검증에 관심이 집중됐던 이유는 예선(당내 경선) 승리가 곧 본선(대통령선거) 승리라는 얘기가 파다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나라당의 경쟁 정당이었던 대통합민주신당이나 여러 언론의 검증보다 더 혹독하게 내부 경쟁자를 몰아세운 이유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검증의 클라이맥스는 2007년 7월19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렸던 한나라당 경선후보 검증 청문회였다. 5개 방송사가 생중계로 내보냈고 후보 검증의 시간은 무려 8시간에 달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를 말 그대로 탈탈 털었던 시간이다. 후보들은 정치적인 고려에 따라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기는 했지만 평소 껄끄럽게 느껴졌던 사안에 대해 국민이 TV로 보는 앞에서 해명을 해야 했다. 발언 내용 하나하나는 국민의 판단 근거가 될 수 있으니 후보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았던 시간이다.

이명박 후보는 논란의 초점이었던 서울 도곡동 땅 문제부터 다스 의혹, 에리카 김과의 관계 등 민감한 내용에 대해 하나하나 답변을 해야 했다.

우선 이명박 후보는 처남 김재정씨가 포스코에 팔았던 도곡동 땅의 실 소유주냐는 물음에 “내 땅이었으면 얼마나 좋겠냐, 내게 차명 재산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명박 후보는 (주) 다스의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물음에도 “그건 정말 네거티브”라고 답변했다.

에리카 김과의 사생활 의혹에 대해서는 “있을 만한 관계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박근혜 후보는 최순실씨 부친인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받고 “나한테 애가 있다는 말까지 나도는데 있다면 데려 와라. DNA 검사도 해주겠다”고 역공을 폈다.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를 강제로 탈취한 게 아니냐는 물음에 “강제 탈취가 아니라는 입증 자료가 장학회에 있다”고 해명했다.

박근혜 후보는 10·26 직후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에게 9억원을 받았느냐는 물음에 “유자녀 생계비 명목으로 6억원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는 불리한 질문에 대해서는 적당히 넘어가기도 했고, 터무니없는 의혹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반박하는 등 전략적으로 답변했다. 당시 답변 내용 중 일부는 훗날 법원 판결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날 검증 청문회에서 핵심 질문을 피해갔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행사 자체는 국민의 눈으로 볼 때 신선한 시도였다. 특히 정치 악재를 숨기기보다 공개적으로 정면 돌파하는 모습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평가할만한 장면이다.

국민은 대선 후보들이 나라를 다스릴 능력과 자질이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비전을 갖고 있는지, 이를 실현시킬 역량은 있는지, 나라를 맡겨도 될 만한 도덕성을 지닌 인물인지 궁금해 한다는 얘기다.

2022년 대선을 준비하는 여야가 2007년 한나라당이 보여줬던 당내 검증의 무대를 재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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