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장된 뒤 잇단 직위해제..부산 공공기관장들이 떤다

이은지 2021. 6. 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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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부산문화회관지회가 지난 5월 27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관 부산문화회관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최근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이 줄줄이 직위 해제되고, 정치적 코드를 이유로 자진해서 사퇴하는 경우마저 생기면서 공직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공공기관 25곳 중 4곳 기관장 공석…줄줄이 사퇴 위기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25곳 가운데 4곳의 기관장 자리가 공석이다. 부산복지개발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부산테크노파크와 부산도시공사는 지난 5월부터 공석이다. 지난 22일엔 성향숙 부산 여성가족개발원장이 자진해서 사퇴했다. 여기에 최근 박기식 부산경제진흥원장이 기관 내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과 관련 피해자에 2차 가해성 발언을 해 지난 23일 직위 해제됐다. 사실상 기관장 공석 상황을 맞은 셈이다.

직원과 갈등을 빚으며 사퇴 위기에 놓인 기관장도 있다. 이용관 부산문화회관 대표는 근무 중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고, 직원에게 폭언과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일면서 직위해제에 직면했다. 부산시가 지난 23일 부산문화회관 이사회에 이 대표의 직위해제를 검토하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문화회관은 다음 달 초 이사회를 열어 이 대표에 대한 직위해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산시가 기강 확립을 이유로 고강도 감사를 벌이면서 기관장 자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곳도 있다. 변강훈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법률상 겸직금지 조항을 어겨 최근 부산시 감사위원회로부터 4차례 감사를 받았다. 공공기관장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저점을 받은 정희준 부산관광공사장은 업무추진비 부정 집행, 사업 개편과 아르피나 문제 등으로 노조와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다.

2018년 8월 29일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이 시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검증회 도입 업무협약을 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부산시]



“불명예 퇴직할 바에 자진 사퇴하자”…일부 기관장 거취 고민
불명예 퇴직할 바엔 자진해서 사퇴하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기관장 중 일부는 거취를 고민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재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 대부분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 때 임명된 이들이다. 한 공공기관장은 “대다수 기관장의 임기가 오는 11월~12월이면 끝난다”며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4월 당선됐을 때에는 임기를 채우겠다는 뜻을 피력한 분 중 일부가 최근 달라진 분위기를 고려해 자진 사퇴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공공기관장에 대해 무리한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임기가 남은 산하 공공기관장들을 내보낼 수 있겠냐”며 “공직 사회 전반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한 만큼 무리한 시정이나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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