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았던 24년..그녀는 결국 남편이 된 계부를 쐈다

원태경 2021. 6. 26.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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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지난 24년간 자신을 성폭행한 계부이자 남편을 총격 살해한 여성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끔찍한 사건에 공분하며 해당 여성의 무죄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코의 변호인은 "바코가 어릴 적 고통스러운 일을 겪을 때 주위에서 누구도 눈 하나 깜박이지 않았다"며 "(폴레트 살해는) 평생을 지배당하고 통제당한 여성이 그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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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때 성폭행 시작, 4번의 임신
프랑스서 발레리 바코 재판 시작
Petition de soutien a Valerie Bacot 페이스북 캡처


프랑스에서 지난 24년간 자신을 성폭행한 계부이자 남편을 총격 살해한 여성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끔찍한 사건에 공분하며 해당 여성의 무죄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 부르고뉴지방 샬롱쉬르사온에서 지난 21일(현지시간) 계부 다니엘 폴레트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발레리 바코의 공판이 시작됐다고 가디언 등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번 재판은 일주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공판에 앞서 바코는 지난달 회고록 ‘모두 알고 있었다’(Tout le Monde Savait)를 펴내 자신과 폴레트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모두 폭로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바코는 12살 때 당시 계부였던 폴레트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24년간 끔찍한 성폭력과 온갖 폭행에 시달렸다.

폴레트는 1995년 근친상간 혐의로 수감돼 3년간 옥살이를 한 뒤로도 바코를 성폭행했다. 바코는 “폴레트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집으로 돌아와 함께 사는 것을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썼다. 심지어 자신의 어머니조차 바코가 임신하지 않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듯한 모습이었다고 폭로해 충격을 안겼다.

바코는 계부였던 폴레트의 아이를 네 번이나 가졌고, 결국 폴레트는 그를 아내로 삼았다. 이후 폴레트는 바코를 성매매업자에게 넘기기도 했으며,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권총으로 협박하기도 했다. 매춘행위를 강요받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강제로 다른 여성과 성행위하는 모습을 촬영당하기도 했다. 또 코뼈가 부러지고 둔기에 머리를 맞는 등 각종 폭행에 시달렸다.

결국 2016년 3월 바코는 폴레트를 권총으로 쏴 살해했다. 바코와 폴레트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들이 폴레트의 시신 유기를 도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바코가 폴레트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주장을 폈다. 회고록에서 바코는 폴레트가 자녀들을 성폭행할까봐 두려워했으며 ‘이건 막아야 한다,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반면 바코 측은 폴레트 살해가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바코의 변호인은 “바코가 어릴 적 고통스러운 일을 겪을 때 주위에서 누구도 눈 하나 깜박이지 않았다”며 “(폴레트 살해는) 평생을 지배당하고 통제당한 여성이 그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사법 절차는 느리고, 가해자에겐 관대한 문화 속에서 폭력에 시달린 여성이 보호받을 길은 없었다는 얘기다. 프랑스는 유럽 국가들 중에서 여성 피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Petition de soutien a Valerie Bacot 페이스북 캡처


SNS에선 바코의 무죄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지지 서명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24년의 끔찍한 지옥같은 삶을 사는 동안 그 어디에서도 보호받지 못한 바코에겐 죄가 없다고 외치고 있다.

가디언은 바코의 재판이 프랑스 내 가정폭력 문제를 재조명했던 ‘자클린 소바주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고 짚었다. 자클린 소바주는 알코올 중독자인 남편과 47년간 결혼생활을 하면서 상습적으로 성폭행과 구타를 당했다. 마찬가지로 학대를 당하던 아들이 2012년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자 다음 날 남편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소바주는 2014년 10월 살인죄가 인정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나 2016년 12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으로부터 사면을 받아 석방됐다.

원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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