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골과 변수, '꿀잼' 유로의 귀환

조효종 기자 2021. 6. 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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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멜루 루카쿠(벨기에).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소극적인 경기가 이어졌던 지난 대회와 달리 유로 2020은 축구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화끈한 싸움으로 가득하다.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와 터키의 경기를 시작으로 개막한 유로 2020은 24일 F조 최종전을 끝으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각 조 1, 2위 12개 팀과 조 3위 중 상위 4개 팀이 16강을 확정해 27일부터 토너먼트 체제에 돌입한다.


이번 유로는 지난 대회보다 '재밌다'는 평가가 많아졌다. 가장 큰 이유는 골이다. 조별리그 36경기에서 총 94골이 나왔다. 경기당 2.61골이다. 유로 2016 조별리그에 비해 크게 증가한 기록이다. 24개국으로 참가국이 확대된 첫 대회였던 5년 전에는 36경기 69골, 경기당 1.92골에 그쳤다. 경기마다 1골 가까이 더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번 대회 득점 추세는 16개국만이 본선에 참여했던 유로 2012(2.5골)보다도 조금 높은 수준이다.


유로 2016 본선 24개 팀 중 조별리그 5실점 이상을 기록한 팀은 러시아(6), 우크라이나(5), 체코(5) 뿐이었다. 세 팀은 어설픈 수비력의 대가로 조 4위에 머무르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3경기 5실점은 흠도 아니다. 절반에 가까운 11개 팀이 5골 이상을 허용했다. 그중 스위스, 우크라이나, 독일, 포르투갈은 16강까지 올랐다. 우승후보 두 팀의 이름이 눈에 띄는데, 심지어 포르투갈은 6골로 16강 진출국 중 최다 실점이다. 나머지 세 팀은 5골씩 내줬다.


최종전에서 유독 많은 골이 나왔다. 본선 참가국 수 확대에 맞춰 토너먼트로 올라가는 팀이 16개 팀으로 늘어나면서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는 오히려 각 팀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3차전을 앞두고 탈락이 확정된 나라는 북마케도니아뿐이었다. 마지막 가능성을 살리려는 팀들이 공격에 공을 들이면서 최종 라운드 12경기에서만 39골이 터졌다. 1차전 28골, 2차전 27골보다 10골 이상 많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게티이미지코리아

단순히 득점이 많이 나온 것을 넘어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자주 발생하며 대회에 재미를 더했다. 비디오판독(VAR)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페널티킥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총 7회 나왔는데, 이번에는 페널티킥 상황이 14회 발생했다. 두 배 증가한 기회를 가장 잘 활용한 선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다. 호날두는 페널티킥으로만 3골을 넣으면서 득점 선두(5골)에 올랐다. 프랑스전에만 2골을 넣었는데, 이 경기에서는 카림 벤제마(프랑스)도 페널티킥 골을 기록했다.


페널티킥 선언 횟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실축 횟수도 증가했다. 총 14회 중 6회, 절반에 육박하는 43%의 기회가 무산됐다. 대회 초반 다섯 번의 페널티킥에서는 실축이 네 번이나 나오기도 했다. 유로 2016(33%), 2018 러시아월드컵(24%)보다 실축 비율이 높다. 스페인은 제라르 모레노(폴란드전), 알바로 모라타(슬로바키아전)가 한 번씩 실패하며 두 번이나 득점 기회를 놓쳤다. 우크라이나와 북마케도니아의 C조 2차전에서는 두 팀이 나란히 실축하기도 했다.


자책골의 대회라고 불릴 수 있을만큼 자책골도 많이 나왔다. 공식 개막전에서 터진 대회 첫 골이 메리흐 데미랄(터키)의 자책골이었던 것이 복선이었다. 지난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2회 나왔는데, 이번에는 자책골로만 8골이 터졌다. 득점 1위 호날두(5골)보다 높은 수치다.


독일은 유로 역사상 최초로 자책골로 인한 수혜와 피해를 골고루 입었다. F조 1차전 프랑스전에서는 마츠 훔멜스(독일)의 실수가 나와 0-1로 패했다. 2차전에서는 후벤 디아스, 하파엘 게레이루(이상 포르투갈)가 자기 골대에 골을 넣으면서 4-2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포르투갈의 2자책골 역시 기록이다. 월드컵과 유로를 통틀어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자책골이 2개 이상 나왔다. 역사적인 기록인데, 자책골의 대회답게 같은 기록이 한 번 더 나왔다. 나흘 뒤 열린 스페인과 슬로바키아의 경기에서 슬로바키아가 2골을 자책골로 실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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