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는 이유가 호르몬에 있다? [의사에게 듣는 '질환' 이야기]

헬스조선 편집팀 2021. 6. 2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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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서 살과의 전쟁은 또 다시 시작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매번 실패한다. 식욕이 어떻게 조절되길래 다이어트가 이리도 힘든 것일까? 비만, 에너지균형, 식욕과 포만감 관련 호르몬을 알고 있다면,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비만, 에너지균형

‘비만(obesity)’은 체내에 지방 조직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신체 비만 지수(BMI, ㎏/㎡, 정상 18.5~25)가 25 이상이면 비만이라 한다.(인종 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서양인은 30 이상으로 기준을 잡기도 하나 아직 논란이 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더라도 근육량이 많고 지방이 적으면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지방의 분산도 중요하다. 몸통이나 복강에 축적된 중심부 비만증과 내장비만증(visceral obesity)은 피하조직의 지방 축적보다 위험하다. 비만은 에너지균형 파괴, 식욕과 포만감 조절 이상에 따른 과도한 음식섭취로 시작된다.
‘에너지균형 조절’은 호르몬과 신경이 밀접하게 관여한다. 지방세포, 위장, 회장과 결장 그리고 이자에서 생산되는 여러 가지 호르몬들은 ‘구심성(afferent) 신호’를 만든다. 구심성 호르몬들은 뇌의 시상하부 활꼴 핵(arcuate nucleus)에서 처리, 통합되어 ‘원심성 신호(efferent)’를 생산한다. 원심성 신호들은 합성과 분해라는 두 가지 대사 경로를 따라 각각 ‘음식섭취와 에너지 소비’를 조절하는 것이다. 시상하부 활꼴 핵에 있는 ‘POMC/CART 뉴런’은 에너지 소비와 식욕 저하를 통한 체중감량을 주도한다. 반대로 ‘NPY/AgRP 뉴런’은 음식섭취와 체중증가를 촉진한다. 또한, 식욕을 촉진하는 멜라닌농축 호르몬(MCH)과 오렉신(orexin) 분비와도 관련 있다.

식욕과 호르몬

‘식욕과 포만감’은 중추신경계로 신호를 전달하는 구심성 시스템(afferent system)의 일종이다. 대표적 관여 호르몬은 ‘렙틴(leptin)’, ‘아디포넥틴(adiponectin)’ 그리고 위장관에서 분비하는 ‘장 호르몬(gut hormone)’들이다.
‘렙틴’은 지방세포에서 합성되는 체중감량을 주도하는 호르몬이다. 식욕을 억제하는 POMC/CART 뉴런을 자극하고, 식욕을 유발하는 NPY/AgRP 뉴런은 억제한다. 렙틴은 식욕뿐 아니라 물리적 활동, 열 생산 등의 에너지 소비에도 관여한다. 렙틴계의 기능상실 돌연변이는 심각한 비만증을 나타낼 수 있다.
‘아디포넥틴’은 지방을 태우는 분자로 알려져 있다. 근육에서 지방산을 산화시켜 지방량 감소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간으로의 지방산 유입을 줄이고 트리글리세리드(TG) 총량을 감소시켜 포도당과 관련한 인슐린 감수성을 보호하는 작용도 있다.
‘장 호르몬’은 보통 식사의 단기 개시와 종결에 작용하며 그렐린, PYY, 아밀린 등이 있다. 그렐린은 위장과 시상하부에서 만들어져서 NPY/AgRP 뉴런을 자극, 음식을 섭취하게 한다. PYY는 회장과 결장에서 분비, 식욕 억제자로 작용한다. 아밀린은 이자 β 세포에서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는 펩티드 호르몬이다. 음식섭취와 체중증가를 줄이는 작용이 있어 비만과 당뇨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PYY와 아밀린은 POMC/CART 뉴런을 자극하여 음식섭취를 줄이는 작용이 있다.

식욕과 포만감에 관여하는 렙틴, 아디포넥틴 그리고 장 호르몬(gut hormone) 이들에서 ‘분비 기능 이상’이 생긴다거나 ‘유전적 불활성화’가 생긴다면 비만은 피할 수 없다. 비만, 식욕도 ‘유전과 가족력’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가족, 친지들의 생활습관, 체형 그리고 비만 정도를 꼼꼼히 확인해보자. 타고난 것을 원망할 필요는 없다. 건강한 비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비만이 유익하지는 않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비만과 관련된 복잡한 과정들은 많지만, 비만을 줄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에너지 유입을 줄이고 물리적 활동을 늘리는 것이다. 음식물의 양과 구성을 조절하고 운동하기. 바로 ‘덜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임을 기억하자.

/기고자: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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