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는 술맛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월간 옥이네]
▲ 충북 옥천 막걸리 지도 |
ⓒ 월간 옥이네 |
만물이 태동하는 봄을 지나 본격적인 영농철로 접어드는 이때, '농주(農酒)'라 불리며 우리 들판의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주었던 막걸리를 찾아나섰다. 국순당이나 지평주조, 배상면주가처럼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큰 기업은 아니더라도, 옥천과 옥천 인근 지역에서 '우리 동네 술이야!'를 외치게 했던 지역 막걸리들이다.
면마다 양조장이 있어 각 면의 이름을 딴 생막걸리를 만날 수 있었고, 옥천읍에만 10여 개에 달하는 양조장이 있었다던 그 옛날에 비하면 쇠락한 것이 지역 막걸리 시장. 하지만 여전히 이 자리를 지키고 예전 맛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우리 동네 막걸리'를 자랑할 수 있다. 다양한 맛과 향, 그리고 이야기를 지닌 우리 동네 막걸리를 즐기며 이번 여름을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
지역 양조장의 막걸리는 모두 각각의 맛과 특성이 살아있다. 원료뿐 아니라 만드는 사람, 만드는 방식, 발효과정, 만드는 날의 기온과 습도 등이 막걸리 맛을 좌우한다. 막 만들었을 때와 2~3일 후, 열흘 후, 한두 달 후의 맛도 다 다르다.
맛이 다르니 향도 다르다. 입 안에 머금었을 때의 첫 맛과 목넘김 이후의 맛을 음미해보는 것도 재미. 질감도 제각각이니, 입 안에 털어넣듯 마시는 것보다 천천히 감상하듯 마시는 것도 막걸리를 즐기는 방법이다.
옥천 지역 양조장 막걸리의 특징과 함께 맛을 소개한다. 맛은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이니, 여기서 언급된 내용은 그저 참고만 하고 직접 맛보길 권한다.
▲ 옥천 군북양조장 |
ⓒ 월간 옥이네 |
1985년 군북양조장을 인수한 홍상경·최순자씨 부부와 그의 아들 홍정일씨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의 '증약생막걸리'는 옥천보다 대전에서 더 유명하다고 할 정도로 인기 있다.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밀막걸리로, 구수한 단맛과 함께 가볍고 청량한 탄산감이 매력적. 입국이 아닌 전통 누룩을 쓴다는 게 이 집의 자부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옥천농협 하나로마트, 일광마트 등 옥천읍내 마트와 슈퍼에서 구입할 수 있다.
▲ 충북 옥천양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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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0여 개에 달하는 양조장이 있었다던 옥천읍. 이제 이곳을 지키고 있는 유일한 양조장인 옥천양조장의 생옥천막걸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막걸리 맛과 가장 유사하다. 큰 호불호 없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옥천읍내 마트에서 구입 가능하다.
▲ 옥천 안내양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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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천 이원양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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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설립돼 4대째 운영 중인 이원양조장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찾아가는 양조장'으로도 선정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의 막걸리는 쌀과 밀이 혼합된 '아이원'을 비롯해 프리미엄 막걸리인 우리밀 100% '향수', 우리쌀 100% '시인의 마을' 등 세 종류. 최근엔 증류주인 '수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이원 : 목넘김이 요구르트와 유사하다. 은은하게 퍼지는 쌀의 단맛이 부드럽고 탄산이 세지 않아 배부른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좋을 듯.
시인의 마을 : 흔히 마시는 막걸리에 비해 걸쭉하다. 한때 유행한 쌀 음료 '아침햇살'의 묵직한 버전. 감미료가 첨가돼있지 않지만, 쌀 특유의 단맛과 고소함이 느껴진다.
향수 : '시인의 마을'에 비해 더 걸쭉하고 더 진한 색깔. 매우 진하게 탄 미숫가루를 마시는 느낌이다. 약간의 산미가 있으며 무척 진해 온더락으로 마시거나 탄산수 등을 섞어 마셔도 좋다. '시인의 마을'과 마찬가지로 감미료를 쓰지 않는다.
[관련기사]
"보리차보다 싼 막걸리... 그럼에도 지켜내겠습니다" http://omn.kr/1u2bn
월간옥이네 통권 48호(2021년 6월호)
글·사진 박누리
그래픽 문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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