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장나라, 20년 이어 온 꾸준함의 비결

"활동 원동력? 연기자니 연기 밖에.."
"매너리즘 느낄 때도 있어..열심히 하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해"

ⓒ라원문화

이제는 ‘동안’이라는 수식어보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연기자가 된 장나라다. 지난 20년 동안 틀을 깨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 끝에 장나라가 얻어낸 신뢰다.

장나라는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대박부동산’을 통해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공인중개사인 퇴마사가 퇴마 전문 사기꾼과 한 팀이 돼 흉가가 된 집에서 원귀를 퇴치하고 기구한 사연들을 풀어주는 이번 드라마에서 부동산 사장 홍지아 역을 맡아 퇴마사라는 색다른 캐릭터에 도전한 것이다.

먼저 퇴마사 홍지아의 카리스마를 살리기 위해 외적으로 과감하게 변신했다. 짙은 아이라인으로 날카로운 눈매를 강조하고, 어두운 계열의 패션으로 강인함을 더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퇴마사라는 역할은 인생에서 한 번 만나기도 힘든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끌렸다. 비주얼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그 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대본에는 워낙 홍자이의 성격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어 대본에 충실한 상태에서 표현을 하려고 했다”

도전에 대한 설렘도 있었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컸다. 동안 외모, 러블리한 매력으로 사랑받던 장나라였기에, 차가운 매력의 홍자아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던 것이다. 발성과 같은 연기의 기본은 물론, 보는 이들은 미처 몰랐을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려 고민을 거듭했다.

“어떻게 날카롭게 만들지 고민을 했다. 집에서 눈을 치켜뜨는 연습도 계속했다. 눈동자를 위로 올리는 것도 잘 안 되더라. 인상부터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고, 톤도 신경 썼다. 내 기존의 목소리보다 톤을 낮추려고 발성도 반복해서 해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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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부동산’이 담은 메시지에 공감하면서부터는 더욱 몰입을 할 수 있었다. 이번 드라마는 귀신 퇴마 과정도 흥미진진하게 그려지지만, 부동만 문제 혹은 집에 얽힌 아픈 사연들이 뭉클함을 자아냈었다. 장나라 역시 드라마가 담은 따뜻한 정서에 공감을 했다.

“흔한 장르는 아니라 좋았다. 특히나 요즘 집 문제로 고민을 하시는 분들도 많지 않나. 보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동산 이야기에 가족 이야기도 많았다. 이런 이야기가 오컬트를 만났을 때 달라 보일 수 있지 않을 것 같았다”

매 작품 캐릭터와 작품 메시지 등 다양한 것들을 고려하며 고민하는 이유는 보는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함이다. 자신을 향한 대중들의 기대감을 충분히 알고 있는 장나라는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민과 노력을 놓지 않고 있었다.

“늘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제일 먼저 든다. 늘 잘하고 싶다. 내 작품을 보시는 분들은 돈을 쓰시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노력을 쓰시는 분들이다. 그런 분들에게 늘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 부담이 항상 있다. 이건 10년을 더 해도 똑같을 것 같다”

ⓒ라원문화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많은 것을 모르고 또 더 잘하고 싶다는 장나라다. 아직도 많이 부족해 연기를 잘하는 게 꿈이라는 장나라의 겸손함이 그를 끝없이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가장 큰 동력은 연기 말고는 없다. 연기를 너무 좋아하기도 한다. 동력이 가족이나 지키고 싶은 사람이 될 수도 있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연기를 정말 잘하고 싶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가끔은 지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장나라는 갑자기 찾아오는 능숙하게 넘기는 노련함을 가지고 있었다. 이 돌파구 역시 연기밖에 없다는 장나라의 진심은 그가 왜 롱런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짐작케 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도 때도 없이 슬럼프에 빠지고 매너리즘을 느낀다. 내 능력의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연기가 여기까지 일까, 끝일까’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천장에 머리를 박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실 그건 극복을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그런 생각에 빠질 때는 빠지게 둔다. 다음에 좀 더 나은 게 뭐가 없을까 찾는다. 파고들면 내가 견딜 수가 없다. 그냥 열심히 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데일리안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