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리면 도심 한가운데 뉴 시네마천국
국내 최초 도시 중심 자동차극장..쇼핑·휴식·오락 동시에 즐기기
부채꼴 주차라인 시야각 넓혀..20m x 8.3m 대형 최신 스크린
소풍·캠핑처럼 음식 즐기며 관람..부대시설·온라인 예매 편의성도
인천 연수구 동춘역(스퀘어원) 일대는 번화가다. 대형마트, 쇼핑몰 등이 밀집해 있다. 대형 건물들 사이에 문화의집 아트플러그가 있었다. 연수구청에서 운영한 생활문화 공간이다. 소극장과 공연 연습실, 교육실 등에서 다양한 공연과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부터 정상 운영되지 못했다.
쇼핑몰 스퀘어원을 소유한 서부티엔디는 지난해 인천시로부터 이 건물과 인근 부지까지 사들였다. CGV 인천연수점으로 임대차 관계인 CGV와 지난 2월 위탁 계약을 맺고 자동차극장을 조성했다. 오늘(25일) 첫 발을 떼는 ‘드라이브 인 스퀘어원’이 바로 그것이다.
윤준식 서부티엔디 마케팅팀 차장은 "국내 최초로 도시 중심에 마련한 자동차극장"이라며 "선진 시스템을 통한 고객 유치로 CGV는 물론 스퀘어원 입주 업체들에 긍정적 기운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효과적인 극장 운영은 물론 주변 보수·정비로 인천은 물론 부천·일산·김포·안양에서도 찾아오는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겠다."
운영사인 CGV는 지난해 2월부터 차근차근 기반을 다져왔다. 단순히 언택트 트렌드 사업으로만 접근하지 않았다. 고객과 새롭게 소통하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구체화했다. 지난 여름 서울랜드와 함께 ‘카시네마’를 운영하며 노하우도 쌓았다. 이수화 CGV 서울MS팀 부장은 자동차극장에 대해 "실내 극장과 성격이 판이하다"며 "영화 감상뿐 아니라 인근에서 다른 재미까지 느끼는 고객 경험 다양화에 주안점을 둬야 했다"고 말했다.
드라이브 인 스퀘어원 주변에는 대형마트와 쇼핑몰 외에도 휴식과 오락을 즐기는 자연공간이 있다. 연수체육공원, 월례근린공원, 남동 제1호공원 등이다. 승기천동자전거길을 따라 5분만 걸어가면 된다. 윤 차장은 "도시민의 휴식과 여가를 목적으로 설치된 공원"이라며 "영화를 관람하기 전 산책하기에 제격"이라고 전했다.
대다수 자동차극장은 큼직한 스크린에 넓은 주차 공간만 갖추고 있다. 스크린 색이 바래는 등 노후한 경우도 허다하다. 드라이브 인 스퀘어원은 스크린은 물론 주차 공간까지 영화 관람에 최적화해 있다. 스크린 크기는 20m x 8.3m. 입장 차량은 100대로 한정한다.
이 부장은 "자동차극장은 선명한 영사와 스크린을 마주한 차량의 각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주차 라인을 부채꼴로 그리고 앞뒤 주차 배치는 달리해 차에서 보이는 시야를 최대한 넓혔다"고 설명했다. "50대 규모의 차량 대기 공간을 따로 조성해 영화 관람 전 혼잡은 최소화했다. 전기차를 위한 충전기도 마련했다."
주차장 바닥의 재질은 아스콘이다. 배수 기능이 있어 비가 내려도 신발이나 차량 바퀴에 흙탕물이 묻지 않는다. 화장실 역시 쾌적하다. 간이로 배치한 여느 자동차극장과 달리 일반 건물(구 아트플러그)에 있다. 이 부장은 "사전 답사에서 화장실로 낭패 보는 연인을 여럿 목격했다"며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자 매점 등 부대시설에 많이 신경 썼다"고 말했다.
스크린 왼쪽에는 딜리버리 서비스 픽업존도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로 CGV인천연수에 주문하면 팝콘·나초·핫도그 등 다양한 음식을 받을 수 있다. 윤 차장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계 없이 소풍이나 캠핑 때처럼 맛있는 음식과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고 전했다.
편의성은 자동차극장 최초로 도입한 온라인 예매 시스템에서도 확인된다. 인근에서 기다리다 주차 공간이 없어 돌아가는 불편을 해소했다. 이 부장은 "자동차극장 주차 방식 특성상 자리 배치는 선착순으로 이뤄진다"며 "1회차 관람객이라면 영화 시작 두 시간 전 차를 대기 공간에 두고 산책·쇼핑 같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극장은 실내 극장 이상의 질서 있는 관람 문화를 요구한다. 라이트 금지, 창문 개방 시 소리 낮추기 등이다. CGV는 ‘카시네마’를 운영하며 얻은 교훈으로 사전 안내 영상을 제작했다. 직원들에게 야광봉, 야광밴드 등을 제공해 안전한 통제도 유도한다. 이 부장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철저한 가이드를 만들어놓았다"고 자신했다.
드라이브 인 스퀘어원은 하루 1~2회 운영된다. 최신 개봉작 위주로 편성될 예정이나 다양한 기획전도 준비 중이다. 황재현 CGV 홍보팀장은 "주요 타깃층이 가족과 연인"이라며 "수요에 맞는 콘텐츠와 상시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차장도 "밤하늘과 어울리는 우주 배경 영화나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등으로 자동차극장의 묘미를 더하겠다"고 말했다.
CGV는 드라이브 인 스퀘어원을 시작으로 자동차극장 사업 본격화에 나선다. 지난 3월 특허청에 ‘드라이브 인’이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다. 황 팀장은 "이번 사례와 다른 색깔의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며 "지역·환경 등의 특색에 맞춘 다양한 플랫폼을 고민하고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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