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백아산 하늘다리

김연옥 2021. 6. 2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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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 거위산'을 뜻하는 화순 백아산(白鵝山, 810m). 희끗희끗한 바위들로 이루어져 멀리서 보면 마치 '흰 거위들이 모여 있는 모습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산인데다 백아산의 백미로 꼽는 하늘다리에 마음이 끌려 산행에 나서게 되었다.

 여기서 하늘다리까지는 2.0km, 백아산 정상은 3.2km 거리이다.

 백아산 하늘다리는 길이 66m, 너비 1.2m인 현수교로 2013년 12월에 준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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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군 백아산 산행을 떠나다

[김연옥 기자]

  전남 화순군 백아산 하늘다리. 마당바위(756m)와 절터바위를 잇는 현수교이다.
ⓒ 김연옥
 
'흰 거위산'을 뜻하는 화순 백아산(白鵝山, 810m). 희끗희끗한 바위들로 이루어져 멀리서 보면 마치 '흰 거위들이 모여 있는 모습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산인데다 백아산의 백미로 꼽는 하늘다리에 마음이 끌려 산행에 나서게 되었다.
지난 19일, 산행 들머리인 백아산관광목장(전남 화순군 백아면 백아로)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께. 아스라이 하늘다리가 보여 벌써부터 가슴이 설렜다. 관광목장식당 건물 왼쪽으로 나 있는 길 따라 조금 걸어가자 산길에 접어들 수 있었다.
 
  원초적인 색깔, 초록은 일상에서 지친 마음에 위안을 준다.
ⓒ 김연옥
 
 
  백아산의 백미, '하늘다리'로 가는 길에.
ⓒ 김연옥
 
여기서 하늘다리까지는 2.0km, 백아산 정상은 3.2km 거리이다. 시계 방향으로 정상을 거쳐 출발 지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이다. 숲길에 들어서니 초록이 눈부셨다. 원초적인 색깔, 초록은 일상에서 지친 마음에 위안을 주는 것 같다.
길에서 왼쪽으로 벗어난 곳에 눈길을 끄는 각수바위가 있어 잠시 구경하고 왔다. 오르막이 계속 이어졌다. 몸이 점점 무거워지면서 힘들었다. 그렇게 1시간 10분 정도 걸어갔을까, 절터바위와 마당바위(756m)를 잇는 하늘다리에 이르렀다.
 
  한국전쟁 당시 토벌대와 빨치산이 혈전을 벌였던 마당바위(756m)에서.
ⓒ 김연옥
 
백아산 하늘다리는 길이 66m, 너비 1.2m인 현수교로 2013년 12월에 준공되었다. 다리 가운데에 가로 40cm, 세로 1m 되는 강화유리 조망창도 세 군데 설치해 놓았다.

두 지점을 하나로 이어주는 다리는 내겐 늘 감동이다. 하늘을 걷는 듯한 기분을 한껏 즐겼다 할까. 가슴이 콩닥콩닥하면서 한순간 산행의 피로가 싹 가시고, 일상의 스트레스 또한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었다.

그런데 하늘다리가 우리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마음 한 편이 아려 왔다. 지리적 요충지인데다 험한 산세로 인해 한국전쟁 당시 백아산에 빨치산이 주둔해 있었다 한다.

이에 토벌대와 빨치산이 마당바위에서 혈전을 치르게 되면서 안타깝게도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는 거다. 그래서 하늘로 돌아간 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하늘다리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흰 거위산'을 뜻하는 화순 백아산(810m) 정상에서.
ⓒ 김연옥
 
 
  아스라이 백아산 하늘다리가 감동으로 와닿고.
ⓒ 김연옥
 
지금은 너무도 평화스러운 마당바위를 지나 정상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200m 정도 가자 삼거리 갈림길이 나왔다. 정상까지는 1.0km 더 가야 한다. 정상에 이른 후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서 이천리 방향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오후 12시 10분께 백아산 정상에 올랐다. 몇몇 사람들이 신난 표정으로 정상 표지석 사진을 찍고 있었다. 시야가 탁 트여 조망이 시원했으나 아쉽게도 무등산, 모후산이 보일 정도로 맑지는 않았다. 두둥실 구름을 바라보며 잠시 앉아 있다 정상에서 내려왔다.

적당한 곳에 자리잡고 배낭서 빵과 방울토마토를 꺼내 점심으로 먹었다. 삼거리 갈림길로 가는 길에 하늘다리가 또 눈에 들어와 친구를 만난 것처럼 몹시 반가웠다. 갈림길에 이르러 이천리 방향으로 하산을 서둘렀다.

3시간 50분 정도 소요된 산행이었다. 하늘을 걷는 것 같은 감동으로 가슴이 벅찼고, 알지 못했던 아픈 역사에 마음도 슬펐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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