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가스라이팅③] 심리상담가 김소울 "스스로 체크 중요하지만 섣부른 판단 지양"
특정 상대로부터 가스라이팅 당한다면, 전문가 상담 필요
최 모 씨는 얼마 전 친구에게 기분이 좋지 않았던 언행에 대해 고쳐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구는 '네가 너무 예민한 것 아냐?"라며 다른 사람들은 장난으로 넘기는 일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 탓이라고 답했다. 최 모 씨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돌아온 답은 내 성격이 이상하다는 식이다. 정말 내가 예민하고 당황스러운 요구를 한 것인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라고 우울해했다.
가스라이팅은 심리적 학대로 신체적 학대와 다르게 눈에 보이는 증거나 상처가 확인되기 때문에 구분이 어렵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사이에 가해지기 때문에 피해자는 명확히 심리적 학대라는 인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플로리다 마음연구소 김소울 대표는 "가스라이팅은 한 개인의 자존감과 정서적 불안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결국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공황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스스로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 기억에 대해 매번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거나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특정 대상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내가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다.
아래는 스스로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몇 가지 예시들이다.
▲스스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나 현실을 의심한다. ▲ 자신의 판단이나 인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스스로 약하고 불안정한 사람이라고 느낀다. ▲늘 혼자이고 힘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부족하고, 틀리고, 잘못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늘 실망한다. ▲혼란스러움을 자주 느낀다. ▲내가 너무 예민한 사람은 아닌지 걱정한다. ▲절박하고,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느낌이다. ▲늘 모든 것에 먼저 사과한다. ▲혹시 잘못하거나 내가 틀린 것은 아닌지 매번 확인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실망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도대체 내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한다. ▲결정을 내리는 것에 고군분투한다.
김소울 대표는 자신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가족, 연인, 친구 중에 위의 예시의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대상이 있다면, 가스라이팅의 가해자로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스스로 가스라이팅의 피해자라고 생각된다면, 가스라이팅의 가해자와 최대한 거리를 두고, 다양한 그룹과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생각들 속에서 스스로의 생각과 의견을 확인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심리적 회복과 정서적 불안을 낮추고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스스로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체크해 보는 것은 중요하지만, 전문가의 의견 없이 단편적인 사실들로 섣불리 확정 짓는 것은 스스로를 희생양으로 삼고 자존감과 인간관계를 악화 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김소울 대표는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 예를 들어 어릴 때부터 겸손을 강조한 집안의 교육방식으로 매번 먼저 사과하도록 교육받은 사람이라거나, 칭찬보다는 훈육이 위주가 된 교육 환경이라 위축된 성격 형성이 된 사람이라고 해서 부모님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왔다고 확정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고 전했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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