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운동, 뜨거움 속 지성 갖춰 재도약의 기틀 마련할 때"
김삼환 여의도순복음김포교회 목사
“한국교회의 진정한 부흥을 위해서는 성령운동의 방향을 새롭게 모색해야 합니다. 그동안 성령의 뜨거움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세상은 날이 갈수록 지성화되고 지식산업화는 가속화되고 있는데, 한국교회는 이런 점을 주목하지 않았던 겁니다. ‘새 사람을 입었으니 이는 자기를 창조하신 이의 형상을 따라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은 자니라’는 골로새서 3장 10절 말씀처럼 지성을 추구하는 신앙이 필요합니다.”
경기 김포시 걸포로 교회에서 24일 만난 김삼환 여의도순복음김포교회 목사는 차분한 어조로 성령운동의 미래를 전망했다. 프랑스 소르본느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국제신학연구원장, 세계성령운동중앙협의회 대표회장을 지낸 김 목사는 “영성은 지성보다 못한 게 절대 아니다. 세상의 지식보다 뛰어난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다. 이 말씀을 비기독교인들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성령의 역사는 더 확신에 차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빛의 비유로 말하자면 빛이 너무 어두워 안 보이는 것이 반(反)지성이라면, 일정한 빛의 광도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은 지성이요, 빛이 너무 밝으면 오히려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데 이것이 ‘초월 지성’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 어거스틴(St. A. Augustine, 354~430) 전문가다. 한세대에서 10년 넘게 어거스틴을 강의하고 있다. 어거스틴의 신학을 통해 정통 기독교 교리에서 추구하는 삼위일체론적 차원에서의 성령운동을 신학적으로 정립할 수 있었다.
그는 “그동안 한국교회 성령운동이 반지성적 요소를 띠고 있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말씀에 기초한 영성, 교회사적인 정통신학에 기초한 영성, 즉 초월 지성적 영성을 추구하는 성령운동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부 교계 인사들이 비인가 사이버 신학교를 설립, 무분별하게 목사안수를 주는 등 반지성적인 행태를 보여 왔다고 안타까워했다. 목회자의 자질 저하 문제가 세간의 비판을 받고 교회 성장이 정체되는 중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국교회 부흥을 위해 성령운동의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와의 만남을 이야기했다.
“저는 조 목사님의 제자입니다. 미군 군부대 카투사로 근무하며 조 목사님의 설교 테이프 등을 듣고 하나님 은혜를 깨달아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순복음 신학을 공부했고요. 프랑스 유학 중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장학금을 받았고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 지성전 등을 섬길 수 있었지요.”
복음 전파와 전도 활동에 대해 묻자 그는 ‘10/40 창(10/40 window) 선교를 강조했다.
10/40 창은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북위 10~40도 사이에 있는 지역을 의미한다. 이 창 지역은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를 포함하고 있으며,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저희 교회는 10/40 창 가운데서도 이슬람 세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서아프리카 불어권 선교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토고와 기니, 부르키나파소 르완다 말리 차드 모리타니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등 불어권 선교와 불어권의 종주국인 프랑스 선교를 하고 있지요.”
그는 “프랑스의 선교 전략적 가치는 매우 크다. 프랑스가 비록 자본이나 무력에서 패권 국가는 아니지만 문화와 사상, 예술, 역사로 세계를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개신교 시작과 전 세계 전파는 16세기 종교개혁가인 장 칼뱅의 위그노 운동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별금지와 동성애, 젠더, 이데올로기 등의 근원도 1960년대 프랑스에서 나타난 ‘차이의 존재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만일 프랑스에 성령운동이 문화적으로, 사상적으로 전파된다면 세계적인 유행으로 성령운동이 전개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 선교의 전략적 중요성도 언급했다.
“중국은 정치적 이유로, 인도는 종교적 이유로 동남아시아 선교의 교두보가 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종교나 정치의 방해가 없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일본이 변화하면 동남아시아 선교를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찍이 조용기 목사님은 ‘일본 일천만 구령운동’을 활발히 펼쳤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 뜻을 이어받아 진행해야 합니다.”
그는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차별금지법은 건전한 기독교 신앙을 저해하고 다양한 비판의 자유를 말살하는 모종의 전체주의를 지향하는 기초 작업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무신론자인 볼테르조차도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내 의견과 다른 당신의 의견을 말하는 자유를 누군가가 억압한다면 나는 그 자와 더불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나 평등법이란 것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건전하게 말하고 시행할 수 있는 자유를 교묘하게 억압한다. 그렇다면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 '평등'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위장한 대표적인 악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목사는 2007년 이 교회에 부임했다. 부임 후 그는 하나님을 향한 기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매 주일 오후 교역자 회의에 각 교구를 통해 교인들의 기도 제목이 올라온다. 회의에서 교인들의 고민이나 질병 치료를 위한 좋은 병원이나 유능한 의사 소개 등 유익한 정보들이 제시된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에는 교역자 전원이 교인들의 기도 제목을 놓고 중보기도에 집중한다.
기도하면서 깨달은 것은 한 영혼의 중요성이다. 그리고 악은 절대로 악으로 이길 수 없고 주님이 심판하신다는 것이다. 그는 “성공적인 목회는 인간의 지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오직 주님의 은혜로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기도를 통해 교회가 부흥하고 있다고 했다. 2009년 여의도순복음교회 지성전 독립예배를 드렸다. 버스 주차장 부지를 매입했고 김포한강 신도시와 검단에 두 개의 지성전을 두고 있다. 성전 증축도 마쳤다. 2019년 270대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과 전망 좋은 옥상정원도 만들었다. 재능기부를 통해 만든 1층 예수 카페, 4층 3040 선교회, 교회 앞마당 소나무 정원 등이 교회를 돋보이게 한다.
교회는 말씀 충만, 성령 충만, 부흥 충만이란 목표를 갖고 있다. 이웃 섬김에 열심이다. 홀로 사는 노인을 정성스레 돕고,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자녀에게 장학금을 제공한다.
교회가 위치한 김포한강 신도시는 인구가 지속해서 유입되고 있다. 서울 서부권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신규 비즈니스 센터로 조성되고 있다. 때문에 교인들은 교회 부흥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다.
하지만 김 목사는 “신도시가 조성되고 아파트가 들어서면 교인들이 저절로 몰려오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교회를 이곳 저곳 쇼핑하는 것처럼 다니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교회 등록에 수년씩 걸리기도 하고 아예 무등록 교인도 많아요. 교회에 등록했더라도 구역에 가입하지 않고 ‘나 홀로’ 교회에 다니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건전한 지향점을 교회가 앞장서 제시해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이 저의 고민이며 기도 제목입니다.”
김포=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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