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산단 상류 낙동강 물 대구 식수로..물관리 방안 결정
환경부,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 의결
낙동강 취수원을 본류에서 지류로 다변화하는 계획이 담긴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이 24일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의결됐다. 대구와 경북 구미시가 10년 넘게 갈등을 빚고 있는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도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하지만 대구 취수원 이전을 반대하는 구미시는 ‘낙동강 수질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 산하 낙동강유역물관리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먹는 물 확보를 둘러싼 지자체 간 갈등이 줄어들지 않자 환경부가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을 만들고 지난해 말 낙동강유역물관리위에 심의를 요청한 결과다.
"구미 낙동강 상류서 대구 식수 취수 가능"
대구·경북이 관련돼 있는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는 구미 해평취수장(30만t)과 추가고도정수처리(28만8000t)를 통해 대구에 57만t, 경북에 1만8000t의 물을 배분하기로 결정했다. 대구시민이 이용하는 대구 취수원은 현재 구미의 하류에 있었지만,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을 통해 구미 상류에서 취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는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발암 의심물질인 1, 4-다이옥신이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낙동강으로 유출됐다. 낙동강은 대구시민이 사용하는 수돗물의 67%인 53만t을 취수하는 곳이다. 대구 취수원은 구미산단으로부터 34㎞ 하류에 있다.
구미산단이 대구 취수원 상류에 있고, 폐수 유출도 일어났다는 사실에 불안해진 대구시는 구미 해평취수장을 새 취수원 이전 후보지로 꼽았다. 구미산단 상류 낙동강 물을 식수로 쓰겠다는 취지였다.
그러자 구미시가 반발했다. 대구에서 물을 빼가면 해평취수장의 수량이 줄고 수질도 나빠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대구가 취수원을 옮길 게 아니라 낙동강 수질 개선 사업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맞서 갈등이 오랜 세월 이어졌다.
구미 "섣부른 결정은 주민 갈등 불러와"
환경부가 이번에 내놓은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은 대구시가 요구해 온 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대구시에선 반대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반면 구미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환경부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구미YMCA는 “불완전한 내용과 주민의견이 배제된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은 재검토돼야 한다”며 “섣부른 취수원 이전 사업은 감당하기 어려운 지역간·주민간 갈등을 가져올 뿐이며 낙동강을 살리는 데 악영향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낙동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지역사회의 공동의 목표는 낙동강을 재자연화해 낙동강 물을 맑게 하고 건강한 먹는 물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며 취수원 이전에 앞서 낙동강 수질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구미을)도 24일 성명을 내고 “주민 동의 없는 이번 결정은 제고돼야 하며, 수질 개선 등 근본대책이 선행되지 않은 취수원 이전 사업은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역 주민을 위한 기금 조성과 소득 지원, 국가정책사업 연계 지역 발전 지원 등의 환경부 방안은 농업용수는 물론 구미 지역 산업단지의 공업용수 공급에도 중요한 낙동강 물을 대가성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물론 지역간·주민들간 갈등만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부는 이날 의결된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 이행을 위해 ‘타당성 검토 및 기본구상 수립 용역’을 올해 안에 착수할 계획이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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