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조성환 감독 "모두가 우려했던 노장 영입, 하지만 이 선택은 옳았다"

이종현 기자 2021. 6. 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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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풋볼리스트] 이종현 기자= 조성환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은 만족을 몰랐다. 8년 만에 인천이 가장 좋은 성적(8위)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지만 만족도는 50% 정도 수준이라고 한다. 조심스레 "잔류가 아닌 파이널A,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2020시즌 16라운드에서 시즌 첫승(5무 10패)을 거뒀던 인천은 올 시즌 18경기에서 이미 5승(5무 8패)을 거뒀다. 최근 7경기에서 3승 4무 1패로 쉽게 지지 않은 팀으로 변모했다. 조 감독이 겨울부터 차근히 준비한 전술의 힘도 있지만 올 시즌 새로 가세한 노장 선수들의 몫도 적지 않다. 영입생 김광석과 오재석이 기존 수비진의 오반석과 함께 '석트리오'를 구성하며 팀에 안정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흔을 바라보는 김광석은 인천에서 전반기 유일하게 전 경기 풀타임을 뛰었고, 오재석은 코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지만 수술을 미루고 팀에 헌신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이적생 네게바, 김현, 델브리지도 전반기 주축으로 활약하며 인천의 상승세를 도왔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전반기에 이길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진 경우가 너무 많았다"는 게 조 감독의 판단이다. 마침 5월 31일 전북현대와 홈경기를 치르고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아시아예선, 2020 도쿄 올림픽, ACL 일정으로 약 45일 간의 휴식기가 생겼다.


약 10일 동안 체력을 보충한 인천 선수단은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13일 시작해 25일까지로 예정된 미니 전훈 캠프를 진행 중이다. 마침 군 전역자 김보섭, 문창진과 여름 이적시장에서 합류한 베테랑 3인 정혁, 김창수, 강민수도 인천 유니폼을 입고 후반기 더 나은 성적을 위해 창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조성환 인천유나이니티드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다음은 조성환 감독과 일문일답


전반기 성적은 만족하나.
어느 감독이나 현재 성적에 만족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전 시즌보다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하지만 만족도는 50~60%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경기들이 많다. 목표한 승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목표를 크게 잡고 욕심을 가져야 성적을 내고 발전할 수 있다.


겨울 이적시장 시장 영입생(김광석, 오재석, 김현, 네게바, 델브리지)들이 주전으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팀도 그렇고 나도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오랜 기간 논의하고 내린 결정이다. 노장을 영입할 때 (내부에서) 우려도 있었다. 제일 중요한 건 내가 선택한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이며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이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베테랑 김창수, 정혁, 강민수 영입을 결정하는데 노장 선수들의 활약이 도움이 됐다. 


특히 베테랑 선수(수비진) 이식이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중요한 선택으로 보인다.
김광석은 팀에서 유일하게 전경기 풀타임 출전 중이다. 우려했던 체력, 부상, 기량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날렸다. 좋은 경기 리더십을 보였다. 오반석, 오재석도 마찬가지다. 사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세 명의 베테랑을 영입(임대생 오반석은 완전 영입)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우리도 고민했지만 선수들도 나를 믿고 인천을 선택하는 것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성적과 경기력이 따라와서 고맙게 생각한다.


인천을 바꾸기 위한 특별히 한 노력은?
작년에 팀에 왔을 때는 많이 지쳐 있었다. 힘들면 다른 것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쉽게 포기하게 되고 다음 경기를 이기기 위한 준비 과정이 부족해진다. 선수들에게 "힘들고 지치면 지고, 미치면 이긴다"라는 이야기를 자주했다. 마침 오늘(23일 오후)도 스트레스에 관련한 강의를 들었다. 일정한 스트레스가 있으면 생산성을 높인다는 내용이다. 휴식기 전 최근 8경기에서 한번만 졌다(3승 4무 1패). 그러나 1무 5패를 하던 시기도 있었다.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선수 간 논의를 하고 소통하면서 발전하고 어려운 시기를 벗어나려는 노력을 꾸준히 했기 때문이다. 내가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선참 선수들을 주축으로 소통하면서 이겨낼 수 있었다. 리더십을 발휘하는 선수들과 따라주는 후배가 하나 돼 응집력이 생겨서 작년과 다른 시즌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주변의 우려를 딛고 좋은 모습을 보인 수비수 김광석(오른쪽, 인천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해 시즌 도중 팀을 맡았을 땐 '잔류'가 우선이었다면, 올 시즌 팀을 만들 때 어떤 '콘셉트'를 가졌나.
작년에는 16라운드 대구FC전에서 1-0으로 이겨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당시에는 처절하게 수비에 치중했다. 점유율도 뺏기고 유효 슈팅도 많이 허용했다. 어쩌다가 이길 수는 있지만 안정된 경기력을 유지 못하면 좋은 위치로 가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겨울부터 수비력, 볼점유율, 속도를 높이는데 많이 신경 썼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작년에 비해서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특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우리는 팀 스쿼드가 얕아서 부상자가 많이 생기면 곤란하다. 하고자 하는 의욕만 가지고 되지 않는다. 베스트를 다 내보내려면 한경기 한경기 부상자 없이 올인해야 하고 부상이 없거나 최소화하는 시즌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즌 전부터 코칭스태프, 의무팀과 목표를 분명히 했다. 아직은 그럭저럭 잘 되고 있다. 중요한 건 하반기다. 팬들도 응원해주시고, 구단에서도 물신양면 지원해주신다. 여러 마음이 모여 단합된 결과를 만들고 있다.


8년 만에 가장 좋은 전반기(8위)를 보냈지만 최하위 광주FC와 5점 차이다.
지금 순위, 승점은 의미 없다고 전반기에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지는 경우가 많았다. 후반기에는 이런 걸 최소화하려고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 외부에서 좋은 전반기를 보냈다는 이야기보다는 느슨하지 않게 하반기를 준비 중이다.


여름 보강 선수로 굳이 '베테랑 3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름에 즉시 전력감을 내줄 리 만무하다. 자금도 여유가 없다. 경험이 있고 우리 팀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성격, 기술, 체력, 경험 등을 종합해서 판단했다. 하반기에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을 찾았는데, 공교롭게도 나이가 많더라. 정혁, 김창수 강민수 세 선수가 경기장에서 증명해 보일 것이다. 


전역자 문창진, 김보섭도 돌아왔다.
문창진과 김보섭은 이미 창원에 내려와서 함께 훈련하고 있다. 각자 가진 장점이 있어 상대 팀, 우리 상황에 맞춰서 투입시킬 예정이다. 정동윤, 문지환, 지언학의 군입대로 공백이 생겼는데, 전역자와 새로 가세한 베테랑들 덕분에 전력 누수는 없다고 본다. 보강은 끝났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중점적으로 훈련한 내용은?
상반기에 너무 힘들게 일정이 타이트해서 힘들게 달려왔다. 끝나고 11~12일 휴식기를 가졌다. 창원에서는 떨어져 있는 기초 근력이나 체력을 끌어올리고 하반기 좋은 경기력 위해서 심플한 터치나 속도 내는 법을 연구하고 있다. 조금 더 볼 소유하고 점유 시간 늘려서 수비 부담보다는 공격을 해야 할 것 같다. 7~8월 일정이 타이트하기 때문에 수비 하는 팀의 체력 부담 더 크다. 


올 시즌 인천 팬들에게 약속하고 싶은 것은?
'인천은 강하다'라는 구단의 슬로건이 있다. 어렵게 잔류하면서 강하다라는 라는 말은 맞지 않다. '인천을 만나면 힘들다'라는 인식을 받게끔 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잔류보다 파이널A, ACL을 목표로 하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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