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의 총 본산, 부킹권 다툼으로 소송전
“한국 골프의 총 본산”
경기 고양에 있는 서울한양CC 홈페이지의 문구다. 서울CC는 일본강점기(1927년) 만든 군자리 코스를 6.25 전쟁 후 복원해 홈 코스로 쓰던 클럽이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클럽으로 대한골프협회, 한국오픈, 한국프로골프협회가 서울CC를 통해 출범했다. 초창기 한국의 고관대작, 기업 총수들은 대부분 이 클럽 회원이었다. 한장상 등 초창기 프로골프도 여기서 나왔다.
1972년 어린이 대공원을 만들면서 코스를 잃었는데, 땅을 판 돈으로 경기 고양에 있는 한양CC를 샀다. 두 클럽이 하나가 되어 복잡하다. 서울CC 회원들이 주인이다. 서울CC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회원들이 주인이고, 한양CC 회원들은 일종의 이용권인 멤버십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서울CC 회원들이 직선투표로 이사장을 선임한다. 서울CC 이사장이 두 클럽을 총괄하며 한양CC 대표이사는 서울CC 전무이사를 겸한다.
프라이빗 클럽이지만 한국 골프를 일군 상징적인 서울한양CC가 시끄럽다. 서울CC 이심 이사장은 최근 이승호 한양CC 대표이사를 해임했다. 갈등의 발단은 통과팀이다. 통과팀은 ‘관계기관과의 원활한 업무협조를 위해 부킹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권력기관 로비용이다. 이사장은 올 초 고양경찰서와 서울경찰청에 한양CC대표의 부킹 부정 조사 진정을 냈다.
이승호 전 한양CC 대표는 “통과팀 승인은 한양CC 대표이사 권한인데 오히려 이사장이 사용했다. 이사장이 통과 팀 미달 시간 중 74.4%를 목적 외로 사용했다”는 내용의 설명 자료를 회원들에게 보냈다.
이에 대해 이사장은 “한양CC 대표가 사망자 아이디로 부킹을 하고, 사전 예약을 하고, 매크로(자동입력 반복 컴퓨터 프로그램)를 이용 대리예약을 했으며 이를 감추기 위해 시스템을 초기화했다”는 주장을 담은 자료를 회원들에게 보냈다.
클럽 감사들은 한양CC 대표에 유리한 보고서를 냈다. “이사장이 회원의 예약 기회를 침해했고, 명절선물을 임의로 사용하고 수재의연금 성금 수혜자를 바꿨다”는 내용 등이다. 이사 14인도 이사장을 업무상 횡령과 업무 방해로 고소했다. 클럽하우스 재건축 무산, 직원 불법 채용, 연 150회 이상 라운드 등의 이유다.
이 이사장은 “한양CC 대표의 부킹 혜택을 받았던 사람들이 뭉쳐 나를 음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승호 전 대표 측에서는 이에 불복해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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