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MBTI '엉터리'는 아니지만 '과신'하면 안 되는..

김소연 2021. 6. 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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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윤여정 씨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과 인기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LG그룹 최초 여성 임원이면서 최초 여성 CEO’ 타이틀로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윤여순 전 LG아트센터 대표를 만났습니다. 은퇴 후 ‘비즈니스 코치’로 열정적인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윤 대표는 여전히 활기차고 똑 부러지는 모습이었죠.

‘비즈니스 코치는 무슨 일을 하는가’란 질문에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는데 배꼽을 잡았습니다.

“상사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A부장이 있습니다. 카운슬러는 ‘혹시 어렸을 때 성장 과정에서 아버님과의 관계가 어땠나요?’ 묻죠. 보통 과거 경험에서 해결책의 실마리를 찾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멘토는 자기 경험에 근거한 일반론을 애기합니다. ‘상사와 갈등을 겪는 게 알려지면 당신도 흠나는 거야, 어떻게든 정리하게’ 이런 식이 될 수 있겠죠. 컨설턴트는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혹시 MBTI 검사 받아봤어요? 무슨 유형이에요? 상사는 무슨 유형이래요? 각자 성격이 이러니까 이렇게 해보세요.’ 코치는 뭐라 할까요?… (답은 다음 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코치’란 무엇인가로 시작한 얘기에서 제일 귀가 쫑긋했던 부분은 MBTI였습니다. ‘상사와 갈등을 풀기 위해 서로의 성격 유형을 알고 그에 맞춰 행동한다’는 인식이라니. 이런 신세계가!!!

“당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지만 스스로에게는 비판적입니다. 당신에게는 아직 살리지 못한 장점이 많이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당신은 스스로를 잘 통제하고 있지만, 때로는 옳은 결정을 했는지 고민할 때도 많습니다. … 당신은 외향적이고 사교적이지만, 가끔은 내향적이고 말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당신의 소망 가운데 몇 가지는 조금 비현실적입니다.”

‘딱 내 얘기잖아’ 무릎을 쳤다고요?

1940년대 말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는 학생들에게 성격 테스트를 한 다음, 테스트 결과를 나눠 줍니다. 그리고 테스트 결과가 본인의 실제 성격과 얼마나 맞는지 물어봤죠. 학생 중 85%가 “내 성격과 일치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포러가 나눠준 테스트 결과는 모두 똑같았습니다. 바로 위의 문장이었죠.

이처럼 ‘성격에 대한 보편적인 묘사가 자신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포러 효과’라고 부릅니다. 일부 전문가는 MBTI가 ‘포러 효과’와 다를 바 없다고 일축합니다. ‘과신’하면 안 되고, 특히 이걸 인사에 ‘활용’하는 것이 꼭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거죠.

또 그런데 말입니다~ 국내 100여개 주요 스타트업 창업자 또는 CEO의 MBTI 유형을 조사한 결과 ‘타고난 사업가’ ‘대담한 통솔자’로 알려진 ENTJ형 CEO가 가장 많았습니다. 아주 엉터리라고 무시하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MZ세대의 명함’이라 불린다는 MBTI, ‘대한민국 스타트업 CEO MBTI’가 이번 주 매경이코노미가 ‘픽’한 커버스토리 아이템입니다.

[김소연 부장 sky659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4호 (2021.06.16~2021.06.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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