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 좀 씹어 본 개가 건강하다..개 껌의 세계

2021. 6. 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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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껌을 씹는다. 사람처럼 씹다가 버리는 게 아니라, 잘근잘근 씹어 꿀꺽 삼킨다는 점이 다르기는 해도 말이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그냥 간식과 다를 바 없는 것 같지만, 분명 간식이 아니라 ‘껌’이라 이름 붙인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개껌의 효과와 급여 시 주의 사항을 살펴보자.

최근 수리는 ‘불리스틱Bully Stick’이라는 개껌을 선물 받았는데 애석하게도 한 입도 먹지 못했다. 이빨을 두어 번 대 보고는 멀찍이 물러나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앞니가 몽땅 흔들리기 시작한 열 살 개르신에게 불리스틱은 딱딱해도 너무나 딱딱한 것.

보통 개껌은 크게 동물의 가죽 내피나 뼈를 사용해 꽤 단단하게 만드는 부류와, 곡물과 곤약 등 갖은 재료를 조합해 비교적 덜 단단하게 만드는 부류로 뉜다. 후자는 심지어 칫솔 모양, 악어 모양 등 과학적이다 싶을 만큼 복잡한 외형을 띤다. 개껌의 기능과 효과가 보다 강조되면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그런데 개는 왜 껌을 씹을까. 아니, 반려인은 왜 개에게 껌을 먹일까. 먼저, 치석 제거 효과를 들 수 있다. 단단한 껌을 잘근잘근 씹는 동안 껌이 치아 표면을 긁고 문질러 치태를 제거한다. 실제로 치석 제거 껌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면 치석을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또 껌은 치아를 부식시킬 수 있는 박테리아를 들러붙게 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운반책 역할을 한다. 치석과 함께 입냄새가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하나 개껌의 주요 효능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꼽는다. 개들에게 씹는 행위는 매우 자연스럽고 큰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니 껌을 씹고 또 씹으며 지루함을 달래고 불안도 해소하며, 턱 운동의 재미를 만끽하게 된다. 치아와 잇몸을 자극하고 싶어 하는 개에게 껌의 쫄깃쫄깃한 식감은 더없이 훌륭한 먹거리인 셈.

개껌을 급여할 때 지켜야 할 주의 사항이 몇 있다. 먼저, 생후 4개월령 전의 어린 강아지한테는 개껌은 금물이다. 강아지는 생후 4~6개월령에서 이갈이를 하는데, 이갈이 전의 유치는 아주 약해서 개껌에 쉽게 부러질 수 있다. 그러나 이갈이가 시작되면 개껌이 위력을 발휘한다. 잇몸이 가려운 강아지가 개껌을 씹느라 집 안의 물건을 망가뜨리는 데 소홀해지기 때문. 식탐이 유독 강한 개라면 큰 사이즈의 개껌이 좋다. 단번에 삼키기 적당한 크기는 질식의 위험이 있어서다.

껌의 강도도 잘 살펴야 한다. 너무 단단한 개껌은 수리처럼 나이가 지긋한 노견은 물론이거니와 건강한 성견에서도 이를 부러뜨리거나 상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치과 문제로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견 중 많은 경우가 딱딱한 개껌을 먹다가 이가 부러진 때문이라고. 개껌의 적당한 단단함을 판단하는 한 가지 팁이 있다. 10~15분 정도 씹었을 때 물렁물렁해지며 녹아 없어지는 것이 좋다.

다른 간식들에 비해 살이 덜 찐다는 이유로 개껌 급여에 유독 너그러운 반려인도 있다. 하지만 적당량을 넘어서면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씹는 시간이 길어지면 이를 상하게 할 수도 있으니 권장 급여량을 지켜야 한다.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해 우리 집 반려견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성분이 포함돼 있지 않은지도 체크 필수.

앞서 수리가 일찌감치 씹기를 포기한 불리스틱은 콜레스테롤이 낮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등의 영양학적 장점 외에도, 소화가 잘 되며 기호성이 좋아 요즘 꽤 인기다. 반려인들은 단단하고 길어 오래 씹을 수 있다는 데 큰 점수를 준다. 다만 이런 이유로 긴 시간을 혼자 있어야 하는 반려견에게 불리스틱을 급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딱딱한 조각을 삼켜 질식할 수도 있으니 반려인이 지켜볼 때 급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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