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생존율 12%..침묵의 살인자 '췌장암'

나건웅 2021. 6. 2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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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이유 없이 황달·당뇨 악화 때 의심을
‘월드컵 영웅’ 유상철 전 인천유나이티드 명예감독이 세상을 떠나며 췌장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연합뉴스>
‘2002년 월드컵 영웅’ 유상철 전 인천유나이티드 명예감독이 최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2019년 10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은 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 췌장암은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발병 원인이 불명확해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국립암센터가 올 1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 환자 5년 생존율은 12.6%에 불과했다. 암 환자 평균(70.3%)은 물론 간암(37%), 폐암(32.4%) 등보다도 훨씬 낮다.

췌장은 이자액 등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장기다. 음식물을 십이지장으로 내보낼 때 원활한 음식물 분해를 돕고 인슐린 등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췌장은 머리·몸통·꼬리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췌장암 대부분은 췌장 머리에서 발생한다.

췌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는 이상 증상은 복통과 황달이다. 갑작스러운 식욕 부진과 함께 체중이 줄어들기도 한다. 암이 전이돼 복강신경총을 침범하는 경우 배와 등에 동시다발적인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간에 전이돼 담도를 막으면 황달을 일으킨다. 췌장 꼬리 쪽에 암이 생기면 등 쪽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주광로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 초기에는 증상이 있어도 막연한 상복부 통증이나 불편감, 소화 장애 정도뿐이라 판별이 어렵다. 위·대장 검사에서 특별한 소견이 없고 위장약을 복용해도 증상 호전이 없으면 췌장암 검사를 해볼 수 있다. 그동안 앓아왔던 당뇨병이 악화했을 때도 췌장암을 의심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췌장암은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단 가족력 등 유전적 요인이 있거나 만성 췌장염·췌장 낭성 종양·당뇨병이 있을 때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 특히 만성 췌장염이라면 췌장암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정상인보다 8배 높다. 주광로 교수는 “만성 췌장염은 술 때문에 80%가 발병하는 만큼 금주·절주가 최선의 예방법이다. 흡연과 비만도 췌장암 발생 빈도를 증가시키므로 금연과 음식 조절, 운동을 통해 건강한 체형을 유지하는 것이 췌장암 발병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권했다.

췌장은 복부 초음파 검사나 복부 CT 검사만으로 정확히 진단이 어렵다. 복부 초음파 검사는 장내 공기가 많거나 비만이 심할 경우 정확도가 떨어지고 췌장 머리부터 꼬리까지 전체 췌장을 관찰하기 어렵다. 일반 복부 CT 검사는 크기가 작은 췌장암을 놓치기 쉽다. 반드시 정밀 CT 검사를 해야 작은 암까지 찾아낼 수 있다.

완치를 위해서는 절제 수술이 필요하다. 암이 머리 부분에 발생했을 때는 췌장 머리, 십이지장, 위, 담낭과 담도 일부분을 절제하고 췌장 꼬리 부위에 있으면 부분 절제술을 시행한다. 종양 위치에 따라 전체를 떼어내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췌장 역할을 대신할 소화 효소제와 인슐린 투여가 필수다.

주광로 교수는 “환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는 전이가 없더라도 수술보다는 항암 치료를 시행한다. 췌장암은 수술 후에도 재발이 높아, 수술로 완전 절제가 가능한 경우에도 수술 전 선행 항암 치료로 재발률을 낮추기도 한다”고 말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4호 (2021.06.16~2021.06.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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