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동연 "여야 얘긴 안했다" 송영길 발언 곧바로 부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3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통화한 것은 맞지만 여당 혹은 야당으로 가겠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는 입장을 주변에 밝혔다. 송 대표가 “김 전 부총리를 범여권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그쪽(야당)으로 가지는 않겠다고 말씀하고 있다” 공개 발언한 직후다.
김 전 부총리 측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송 대표와의 통화는 여당 대표가 인사차 전화한 것이었다”면서 “김 전 부총리 입장에서는 송 대표 주장처럼 대선 관련 이야기를 했다거나, 여당 혹은 야당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게 없다”고 말했다. “‘나중에 한번 만나자’고 하길래 의례적 수준의 답변을 했을 뿐 일정을 정하지 않았다”는 게 김 전 부총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입장은 이날 오후 송 대표가 김 전 부총리의 여권행을 작심하고 거론한 지 두 시간여 만에 전달됐다. 앞서 송 대표는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순직 군경 유가족을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부총리와 한 차례 통화했고 만나기로 했다”며 “약속은 아직 못 잡았지만 일정을 조정해 소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부총리, 감사원장, 검찰총장이 다 야당 후보로 나오기는 좀 그렇지 않으냐. 그런데 김동연 부총리는 그래도 우리에 대한 애정이 있고 그쪽으로 가지는 않겠다고 한다. 그래서 고맙게 생각한다”는 게 송 대표가 밝힌 입장이었다. 그는 “(김 전 부총리가) 오래전에 준비하시던 분이니 고민하고 계실 것”이라면서 “가능한 한 오는 25일 (일정이) 확정되면 경선에 참여해주십사 하는 게 저의 바람”이라고 공개 제안했다.
김 전 부총리에 대한 민주당 측 물밑 접촉을 외부에 드러내려는 의도가 짙은 발언이다. 송 대표는 이어 “대선에 나갈 생각이 있다면 밖에서 돈다고 되는 게 아니니 어느 당으로 가든지 무소속이든지 정해야 할 것 아니냐”라며“시간이 짧기는 하지만 (예비경선이) 국민여론조사 50%에 권리당원이니까 컷오프 통과에는 큰 부담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부총리와의 만남 일정을 묻는 질문에“그건 김 부총리에 달려있다”고 답하면서다.
하지만 송 대표의 돌발 제안에 김 전 부총리가 한 발 빼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두 사람의 만남 성사 여부·시기가 다시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전 부총리는 “우리 당 대선 (경선) 참여를 환영한다”는 송 대표의 제안에 대해 지난 20일 “그 건 그분의 생각”이라며 “제가 코멘트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고 반응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난 4·7 재·보선 당시 상황을 근거로 김 부총리의 여권 합류 가능성을 크게 보는 기류가 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종민 전 최고위원 등이 올 2~3월 수차례 서울시장 출마 요청을 이어가자 김 부총리가 “출마한다면 굳이 전략공천이 아니더라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는 게 서울시장 후보 영입에 관여했던 복수 인사들의 전언이다.
당시 지도부 소속이던 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했으면 김 전 부총리가 입당까지 할 수도 있었다”며 “본인이 ‘박영선과 맞붙고 싶지는 않다’고 해 끝내 출전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도 최재형 감사원장·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김 전 부총리를 ‘당외 3룡’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제주도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세 주자를 향해 “최근 우리 당이 분위기 상승세를 타 움직임을 보이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당내 인사들이) 당 밖에 계신 분과 시너지 효과가 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의 대선 경쟁을 훨씬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분”이라고 김 전 부총리를 평가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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