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 두고 산화한 반 하사.. 70세 딸 "자랑스럽습니다"

김성훈 2021. 6. 23. 04: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려서부터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힘들었는데 지금이라도 아버지가 있다고, 나라를 위해 돌아가셨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6·25전쟁 전사자 고 반철환 하사의 막내딸 반경아(70)씨는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 안장식에 참석해 "아버지를 찾아서 잠이 안 올 정도로 참말로 좋다"며 그동안 겪어온 설움과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25 전사자 발굴 합동 안장식
국립대전현충원에서 22일 열린 6·25전쟁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장병들이 영정과 영현을 봉송하고 있다. 육군 제공


“어려서부터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힘들었는데 지금이라도 아버지가 있다고, 나라를 위해 돌아가셨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6·25전쟁 전사자 고 반철환 하사의 막내딸 반경아(70)씨는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 안장식에 참석해 “아버지를 찾아서 잠이 안 올 정도로 참말로 좋다”며 그동안 겪어온 설움과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반 하사는 1924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1951년 3월, 27세의 나이로 입대했다. 당시 임신한 아내가 있었던 그는 결국 막내딸 얼굴을 보지 못한 채 같은 해 8월 강원도 인제군 일대에서 벌어진 노전평 전투에서 전사했다. 2016년 강원도 인제군 서화리 무명고지에서 그의 유해가 발굴됐다.

이날 안장된 전사자는 반 하사를 비롯해 2009년 경북 포항 지동리 수석봉에서 발굴된 고 손중철 일병, 2015년 경기도 가평군 목동리에서 발굴된 고 전원식 일병이다. 이들의 신원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진행한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한 유가족들의 유전자 정보를 통해 확인됐다.

손 일병은 결혼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은 아내와 어린 아들을 두고 약관의 나이에 참전, 1950년 11월 경북 포항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그의 아들 손태규(72)씨는 “70년간 찾지 못한 유해를 찾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며 유가족 시료 채취에 응했는데 아버지 유해를 찾았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라면서도 “생전에 재가도 안 하고 평생 아버지를 그리며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 일병은 1925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나 1951년 2월, 26세에 입대했다. 아내와 두 살배기 딸을 두고 참전한 그는 경기도 가평 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그의 동생 전춘식(82)씨는 “형님의 유해를 찾아준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후손들이 자랑스러워하겠지만, 평생 일만 죽어라 하다가 군에 가서 전사한 형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은 조국을 지키시다 산화하신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이라며 “선배님들의 헌신과 뜨거운 애국심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