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노마스크 관중들

2021. 6. 23.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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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착용하고 부다페스트 길거리를 걷는다.

뭔가 나만 굉장히 눈에 띄는 기분이다.

조심스레 주변을 살펴보니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나밖에 없다.

혼자만 마스크를 착용하는 상황을 이겨내지 못한 친구는 서둘러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노마스크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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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하 시인


마스크를 착용하고 부다페스트 길거리를 걷는다. 뭔가 나만 굉장히 눈에 띄는 기분이다. 조심스레 주변을 살펴보니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나밖에 없다. 나 또한 벗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혼자만 마스크를 착용하는 상황을 이겨내지 못한 친구는 서둘러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노마스크 대열에 합류했다. 나도 이 민망함을 이겨낼 길이 오로지 백신 접종뿐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나뿐만 아니라 남의 안전을 위해 서둘러 백신을 접종하게 됐다.

접종 후 24시간 동안 몸살에 시달렸고 48시간 동안 약간의 두통을 앓았다. 이 모든 시간을 이겨낸 현재는 몸과 정신이 맑고 평온하다. 백신 접종만으로 완벽하게 안전해졌다고 자부할 순 없지만 그래도 과거에 누렸던 일상을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누리게 됐다. 최근 이곳 부다페스트에서는 유로2020 축구 경기가 열렸다. 헝가리 대 포르투갈 경기를 코앞에서 응원하기 위한 사람들이 대거 경기장으로 몰렸는데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여름의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야외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기가 힘들어졌다.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에어컨이 가동되는 시원한 실내로 들어가 식사하고 있다. 수영장도 마음껏 입장해 즐기고 있다. 일상을 되찾기 위한 헝가리인들의 노력에 많은 부분이 정상화됐다. 물론 내가 헝가리어로 된 뉴스를 완벽하게 이해한 건 아니라서 정확한 내막까진 파악하지 못해도 현지에서 두 눈으로 접한 부다페스트는 이렇다.

한국도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접종자에 대한 혜택이 나왔다. 헝가리에서 초반에 시행했던 접종자 혜택과 굉장히 비슷하다. 앞으로 많은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나는 상황이 좋아져도 워낙 집순이에다가 혼술을 즐기는 터라 거의 집에만 있긴 할 거다. 그럼에도 한국으로 돌아가 1년에 한 번씩 즐기던 스탠딩 콘서트를 보러 가고픈 희망이 있다. 이 희망은 점차 가까워지고 있으며 실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부다페스트(헝가리)=이원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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