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 환자 관타나모 수용 제안..참모들 아연실색"
코로나19 유행 초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감염된 미국인들을 관타나모 해군기지에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자사 기자인 야스민 아부탈렙과 데이미언 팔레타가 쓴 '악몽의 시나리오, 역사를 바꾼 대유행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이란 책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백악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미국인들을 외국에서 자국으로 데려오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참모들에게 "우리가 소유한 섬이 있지 않으냐. 관타나모가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상품을 수입하지, 바이러스를 수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타나모 기지에는 9·11테러 이후 테러에 연루된 용의자들을 구금하기 위해 만든 수용소가 있다. 당시 수감자들에 대한 가혹한 대우로 인권침해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던 곳이다.
WP는 트럼프가 두 차례나 관타나모를 제안하자 참모들은 아연실색했으며, 여론의 반발을 우려해 재빨리 대통령이 생각을 돌리게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은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12만t급 호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던 시기다. 미국은 자국민 330여 명을 전세기로 귀환시켰는데, 귀환자 중에 14명의 감염자가 포함돼 있었다.
WP는 트럼프가 당시 감염자를 미국으로 들여왔다며 불만을 터뜨렸고, 이들을 귀환시킨 국무부 고위 관계자를 해고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연방정부의 코로나19 검사 확대 조치에도 크게 화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8일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앨릭스 에이자와 통화에서 "(코로나)검사가 나를 죽이고 있다. 검사 때문에 대선에서 질 것"이라며 "어떤 멍청이가 연방정부가 검사하게 시켰냐"며 고함을 질렀다. 당시 그가 너무 크게 소리를 질러 주변의 참모들까지 대화 내용을 엿들을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이에 에이자 장관은 "재러드를 말하는 것이냐"며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이었던 재러드 쿠슈너를 언급하며 반문했다. 불과 닷새 전에 쿠슈너는 민간 부문 도움을 받아 미국 검사 전략 진두지휘하겠다고 말한 걸 언급한 것이다.
WP는 트럼프가 지난해 대선 앞두고 코로나19 백신이 승인되도록 서두르라는 지시를 거부한 스티븐 한 당시 식품의약국(FDA) 국장의 교체를 추진했던 사실도 전했다. 당시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영국에서 먼저 화이자 백신을 긴급승인하자 격노했으며, 마크 메도스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이 한 국장에게 백신을 신속하게 승인하지 않으려면 사표를 내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과정을 다룬 이 책은 백악관 고위 참모들과 정부 보건 지도자 등 180명을 인터뷰한 결과물로 오는 29일 출간을 앞두고 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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