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도 '아파트 광풍'..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역대 최고

김경민 2021. 6. 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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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투자 열풍이 경매시장까지 휩쓰는 양상이다. 서울,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경매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115.9%를 기록해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 110.8%로 치솟아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신1차 전용 45㎡는 5월17일 12명이 응찰해 4억1599만 원에 낙찰됐다. 감정가(2억6100만 원)의 1.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매매 시장에서 지난 2월 말 거래된 3억5500만 원보다 6000만 원 이상 높은 금액이다.

경기(109.9%), 인천(106.7%)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도 110.8%로 직전 최고치인 4월(110.2%)을 넘어섰다.

수도권에서는 주로 중저가 아파트에 응찰자가 많이 몰렸다. 경기 오산시 가수주공아파트 전용 39㎡의 경우 42명이 응찰해 감정가(7800만 원)의 183%인 1억4270만 원에 주인을 찾았다. 매매시장에서 같은 평형이 역대 최고가인 1억4000만 원에 거래된 것보다 더 높은 금액이다. 감정가 1억6000만 원인 수원 영통구 원천1차삼성아파트는 44명이 응찰해 2억6500만 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2억7100만 원인 인천 남동구 간석동 현대아파트에도 25명이 입찰해 인기를 끌었다.

아파트 경매 광풍은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퍼지는 모습이다. 5월 부산 아파트 낙찰가율은 111.8%로 2011년 6월 이후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구도 지난 3월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치인 122.8%를 찍었다. 세종, 울산 역시 100% 넘는 낙찰가율이 지속되는 등 지방 대도시 아파트 경매 시장도 후끈 달아올랐다. 경매진행 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을 의미하는 낙찰률도 상승세다. 5월 전국 주거, 업무, 상업, 공업시설과 토지를 모두 포함한 경매 진행건수는 1만668건으로 이 중 4162건이 낙찰돼 낙찰률이 39%에 달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3.8명으로 집계됐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데도 올 들어 낙찰가율이 높아진 것은 투자자들이 감정가가 아닌 급등한 시세 기준으로 응찰가격을 써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경매 열기가 뜨겁다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속출하는 중이다. 5월 법원 경매에서는 응찰자가 실수로 숫자 ‘0’을 더 붙여 써 최고가에 낙찰됐다가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삼성청담아파트 전용 86㎡가 감정가 12억6000만 원에 경매 시장에 나왔다. 한 응찰자가 입찰표에 12억6000만 원을 쓰려다 0을 더 붙여 126억 원을 써내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무려 1000%로 지지옥션에 집계한 5월 전국 낙찰가 상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낙찰자는 입찰보증금으로 낸 감정가의 10%인 1억2600만 원을 날리고 매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경매시장에서는 실수로 응찰가격에 0을 더 붙이는 사례가 종종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무엇보다 경매의 장점은 시세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이라는데 유의해야 한다. 실수요자 경쟁이 워낙 뜨겁다 보니 낙찰가율이 100%을 웃도는 경우가 많지만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게 낙찰 받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입찰에 앞서 주변 시세와 비교해 감정가가 얼마나 저렴한지 따져봐야 한다. 경매 역시 일반 주택처럼 대출 규제가 적용된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글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지지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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