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 데뷔음반 낸 김봄소리 "바이올린으로 오페라·발레 음악 노래해요"

장지영 2021. 6. 22.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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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와의 깊은 음악적 인연.. 22일부터 리사이틀 투어
한국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로는 처음으로 DG와 전속 계약을 맺은 김봄소리가 앨범 ‘바이올린 온 스테이지’ 발매 및 리사이틀을 앞두고 21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빈체로 제공

“바이올린과 친해지면서 노래처럼 연주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도이체 그라모폰(DG) 데뷔 음반의 레퍼토리로 오페라와 발레 등 무대 음악을 선택했습니다.”

지난 2월 한국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로는 처음으로 DG와 전속 계약을 맺은 김봄소리(32)가 솔로 앨범 ‘바이올린 온 스테이지’를 내놓았다. 잔카를로 게레로 지휘로 폴란드 NFM(국민음악포럼) 브로츠와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반주했다. 김봄소리는 21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뉴욕 줄리아드 유학 시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뉴욕시티발레를 많이 보러 다니면서 그 음악을 바이올린으로 표현하면 어떨지 생각했던 것이 이번에 앨범으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츠 크라이슬러, 야샤 하이페츠, 나탄 밀슈타인, 헨리크 비에냐프스키 등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도 오페라나 발레에서 영감을 얻은 곡들을 많이 연주했던 전통을 내가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봄소리의 세 번째 음반이자 DG 데뷔 앨범인 ‘바이올린 온 스테이지’에는 발레곡인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파드되 그리고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중 정령들의 춤, 마스네의 ‘타이스’ 중 명상, 생상스의 ‘삼손과 데릴라’ 중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왁스만의 ‘카르멘 환상곡’, 비에냐프스키의 ‘구노의 파우스트 주제에 의한 화려한 환상곡’ 등 여러 오페라 속 아리아와 선율이 담겼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 편곡을 맡아온 작곡가 미하엘 로트가 편곡을 맡아 오케스트라와 현의 조화를 이끌어냈다.

“로트 씨와 음악의 방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단순히 바이올린용으로 편곡하는 것이라 아니라 원래 바이올린을 위한 곡처럼 들릴 정도로 제 요구사항이 많이 반영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속에서 진행된 음반 녹음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독일에서 폴란드로 녹음하러 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데다 반주를 맡은 오케스트라의 단원이나 지휘자, 톤 마이스터까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홀이 폐쇄되는 등 일정을 여러 차례 변경해야 했다. 그러다가 12월 사흘간 음반 녹음을 가까스로 진행할 수 있었다.

“음반 녹음하는 사흘간 코로나19 확진 등 문제가 터질까 봐 걱정했었는데요. 기적적으로 무사히 녹음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마지막 레코딩’이라는 심정으로 열정을 불사른 덕분에 짧은 시간이지만 음반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이 음반에 대해 지인들로부터 ‘첫 트랙을 시작하고 끝까지 화장실을 갈 수 없을 만큼 쉬어갈 틈이 없는 음반’이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DG에서 출시된 김봄소리의 첫 솔로 데뷔 앨범 표지.

이번 음반 녹음을 위해 폴란드에서 현지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지만, 그는 이전부터 폴란드와 인연이 깊은 편이다. 지난 2016년 폴란드 비에냐프스키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한 그는 이듬해 워너클래식에서 낸 데뷔 앨범을 야체크 카스프치크 지휘 폴란드 국립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녹음했다. 또한, 두 번째 앨범은 폴란드 출신 스타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와 함께 듀오 음반을 냈다. 그리고 이번에 DG에서 낸 세 번째 음반까지 모두 폴란드 작곡가들의 곡을 담았는데. ‘바이올린 온 스테이지’의 경우 9곡 중 3곡이 폴란드 작곡가이지 바이올리니스트인 비에냐프스키의 작품이다.

김봄소리는 “어릴 때는 비에냐프스키 곡이 너무 과시적인 게 아닐까란 편견을 가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밝은 멜로디와 기교를 사랑한다. 그는 바이올린으로 노래하는 방법을 늘 고민하고 완벽하게 이해한 작곡가다”라며 “폴란드 분들과 함께 연주하면서 음악을 사랑하는 그들의 전통과 스타일을 점점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김봄소리는 DG와의 전속 계약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앞서 2018년 DG 전속 아티스트였던 블레하츠와 듀오 음반을 내면서 인연을 맺은 DG 프로듀서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DG와 계약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전까진 음반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이해도가 낮았었다. 그러다가 DG 프로듀서들과의 협업을 통해 아티스트로서 음반을 통해 어떤 비전을 가질 수 있는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봄소리가 DG 전속 아티스트가 된 올해는 그의 은사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이 DG에서 한국인으로는 첫 앨범을 발매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는 “독일에서 계약을 맺은 직후 선생님과 영상 통화를 했다. 매우 늦은 시간이었지만 선생님께서 정말 기뻐하셨다”면서 “평소 선생님이 칭찬에 인색하신 편인데, 이번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가장 닮고 싶고 존경했던 선생님께 격려를 받는 게 기쁘고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김봄소리는 이번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22일 경기아트센터를 시작으로 23일 대구 웃는얼굴아트센터, 25일 경기 안성 안성맞춤아트홀, 2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 ‘바이올린 온 스테이지’를 연다. 전 공연을 일리야 라시콥스키 성신여대 교수가 반주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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