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을새김] 젊치인

권혜숙,인터뷰 2021. 6. 22.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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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줄'(별걸 다 줄이는) 신조어는 외국어처럼 어렵지만 이 말은 한 번에 쏙 들어왔다.

'젊치인'(젊은 정치인). '36세 젊치인 이준석'처럼 그가 국민의힘 대표 선거 과정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언론에서 제법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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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숙 인터뷰 전문기자


‘별다줄’(별걸 다 줄이는) 신조어는 외국어처럼 어렵지만 이 말은 한 번에 쏙 들어왔다. ‘젊치인’(젊은 정치인). ‘36세 젊치인 이준석’처럼 그가 국민의힘 대표 선거 과정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언론에서 제법 쓰기 시작했다. 이 말을 만든 건 2030세대의 정계 진출을 돕는 에이전시를 자임한 ‘뉴웨이즈’라는 비영리단체다.

청년 정치인을 키우자는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뉴웨이즈가 남다른 점은 MZ세대들이 모여 MZ세대 정치인들을 키우겠다는 것, 그리고 국회의원이 아닌 기초의원(시·군·구의회 의원) 양성을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다. 박혜민(28) 대표는 내년 6월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2030세대 기초의원 20% 배출을 위해 지난 2월부터 ‘젊치인 프로젝트’를 가동했다고 설명했다.

-왜 기초의원인가요? 파급효과는 국회 입성이 더 클 텐데요.

“저는 좀 더 일상의 정치 효능감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기초의원은 돌봄부터 노동까지 우리 일상과 가장 가까운 구체적인 변화를 만드는 의사결정권자예요. 출마자 입장에서는 기탁금이 200만원으로 가장 적고 겸직도 가능해요. 기회와 리스크 측면에서 젊치인들이 커리어를 시작하기에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실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에 뉴웨이즈를 시작했을 텐데, 어떤 게 가장 답답했나요?

“왜 항상 투표용지에 비슷한 얼굴만 올라오는지 궁금했어요. 선거가 유권자의 선택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후보자를 결정하는 과정 자체가 기득권 정치의 카르텔 구조로 돼 있고, 후보자가 결정되는 과정부터 개입해야만 우리가 원하는 의사결정권자가 등장할 수 있겠다는 걸 발견하게 됐어요. 그렇다면 후보자의 얼굴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고요.”

-비슷한 얼굴이라는 건 5060세대를 말하는 건가요?

“지난 지방선거 당선자의 73%가 만 50세 이상이에요. 만 40세 미만인 기초의원은 6.6%뿐이고요. 226개 기초의회 중에 2030세대가 한 명도 없는 곳이 115개로 절반이 넘어요.”

국회로 시선을 돌리면 40세 미만 청년의원은 4.3%(13명)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유권자 비율로는 2030세대가 전체의 34%를 차지하는데 말이다.

-40세 이상을 배제하겠다는 건 아니죠? 뉴웨이즈의 후원자가 될 수도 있는 거고요.

“물론이죠. 기성세대 다 비켜, 이런 게 아니에요. MZ세대를 동료 시민으로 더 많이 의사결정 테이블에 당겨주십사 요청하는 겁니다.”

박 대표와 대화하면서 지난 프랑스 총선이 떠올랐다. 변화를 기치로 2017년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39세의 에마뉘엘 마크롱은 그해 총선에서 자신이 창당한 신생 중도정당의 후보 절반 이상을 정치 신인으로 채웠다. 후보의 평균 연령은 47세였고, 현역 의원은 5%에 불과했으며, 여성이 51%를 차지했다. 잘 알려진 대로 마크롱의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는 양대 정당인 사회당과 공화당을 누르고 압승했다.

다음 대선과 총선에서 프랑스 유권자들의 선택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비슷한 얼굴’에 대한 한국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당시의 프랑스 유권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내년 대선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는 이들 중에 마크롱처럼 드라마틱한 세대교체를 이끌어낼 인물이 있을까. 차라리 기초의원부터 착실하게 변화를 일궈내겠다는 뉴웨이즈의 포부가 믿음직스럽다. “더 다양한 얼굴로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더 많은 젊치인을 보고 싶다”는 박 대표와 같은 바람이다.

권혜숙 인터뷰 전문기자 hskw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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