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간성은 젠더가 아니다

2021. 6. 2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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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이슈 똑바로 알기 <4>


젠더가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기 위해 간성(intersex)이 젠더(gender)와 어떻게 다른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간성이란 남녀 성 중간에 있다는 의미이다. 유엔인권위원회에 의하면 간성은 염색체, 정소(고환 또는 난소), 성호르몬, 생식기 등의 성적 특징들의 다양한 변이 중 어떤 것을 갖고 태어나는 상태이다.

‘한국 표준 질병 사인 분류’에서 간성의 정식 진단명은 ‘ⅩⅦ. 선천기형, 변형 및 염색체 이상’이라는 범주에 속한 ‘생식기관의 선천기형’으로, ‘Q56 불확정 성 및 거짓 반음양증’이다. 이는 간성은 신체적으로나 생리적으로 불완전한 남자의 신체적 성징과 여자의 신체적 성질을 동시에 보여, 남자인지 여자인지 성을 확정할 수 없는 상태라는 의미다.

2006년 이래 ‘성발달장애’(Disorders of sex developments. DSDs)라는 진단명이 제안돼 논의 중이다. 이는 태아시기에 성기가 생겨나는 과정에서 장애가 생긴 결과라는 의미다.

예를 들면 성기에 있어 불완전한 음경과 불완전한 질이 공존하는 상태이거나 미성숙한 고환과 난소가 공존하고 있는 상태다. 출생 당시 성기의 모양이 모호해 쉽게 발견될 수도 있지만 몸 내부에 있는 생식기관의 변이나 비전형적인 염색체 상태는 눈에 띄지 않아 평생 모른 채 살 수도 있다.

간성은 매우 드문 장애다. 인구 중 빈도는 진단 기준에 따라 낮게는 0.018%, 높게는 최대 1.7%이다. 원인은 대개 성염색체 이상 때문이다. 남자는 XY, 여자는 XX 성염색체를 가지지만, 간성 환자는 Y 염색체가 없는 XO형(터너증후군), X가 하나 더 있는 XXY형(클라인펠터증후군) 등을 보인다. 그 외 태아때 남성호르몬의 과잉작용을 받아 생기는 경우, 남자 성이지만 태아때 남성호르몬 영향이 부족한 경우 등이 있다.

간성으로 태어나는 신생아는 대개 출생시 부모와 의사가 토론해서 성징이 우세한 쪽에 따라 부모가 남자 또는 여자로서의 성을 결정한다. 그리고 그 성으로 키운다. 만일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아기일 때 결정된 성에 맞춰 성전환 수술을 해준다.

소아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정신과 의사 등등이 임상 소견과 비뇨기과 검사, 염색체 검사, 부모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어떤 성으로 기를 것인지 의논한 뒤 부모가 최종적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만일 부모가 수술하기로 한다면 가급적 성정체성이 형성되기 전 3세 이전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일부 인권론자들은 아직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어린 시절에 이러한 수술을 하는 것이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의 신체 상태와 일치하는 성적 정체성을 갖는 것은 한 개인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중요하다.

대개 출생시 부여받은 성을 정체성으로 삼아 평생 살아간다. 일부에서는 자라면서 자신의 신체 상태를 알게 되면서 성정체성에 혼란이 생겨날 수 있다. 이들 환자 중 8.5~20%에서 젠더불쾌증을 가진다고 한다.

간성 환자는 대개 불임증을 가지며, 남성 및 여성 호르몬 분비에도 장애가 있다. 특히 간성으로 태어난 사람은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건강 장애가 있을 수 있다.

젠더이론 옹호자 중에는 간성을 남자와 여자 중간에 있는 또 하나의 젠더, 즉 제3의 성(젠더)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당연히 질병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 주장은 젠더이론에 의하면 정당해 보이지만, 생물학적으로나 의학적으로는 전혀 맞지 않는다.

성경에 따르면 인간은 오직 남자와 여자로 창조됐다. 그런데 어떻게 간성 같은 질병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크리스천은 이 세상에 질병이 존재하는 이유와 그 의미와 극복에 대해 성경의 가르치는 바를 따른다.

한편 크리스천은 충분한 감수성을 갖고 질병인 간성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과 그 가족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을 사랑하고 치유를 도우며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해야 한다. 크리스천은 그들을 남녀 이원적 성을 해체하려는 젠더이데올로기의 피해자가 되게 내버려 두면 안 된다.

민성길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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