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반전 이끈 호나우지뉴·나바스의 절친들

피주영 2021. 6. 2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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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약팀 바꾼 외국인 공격듀오
네게바, 호나우지뉴에게 드리블
아길라르는 PSG 나바스 킥 배워
인천의 중위권 도약은 아길라르(왼쪽)와 네게바의 활약 덕분이다. [사진 인천 유나이티드]

거의 매 시즌 프로축구 K리그1(1부) 강등권을 맴돌던 인천 유나이티드가 달라졌다. 무서운 돌풍이다. 인천(승점 20)은 18라운드를 마친 현재 8위다. 한 경기 덜 치른 인천이 다음 경기에서 이길 경우 6위로 올라선다. K리그2(2부) 강등을 면하곤 했던 ‘잔류왕’ 인천의 놀라운 변화다. 인천이 6월 말 기준으로 8위 이상 자리하는 건 2013년(4위) 이후 처음이다. 지난 시즌은 개막 후 15경기에서 무승(5무 10패)이었고, 최종 11위였다.

달라진 인천의 비밀은 새 공격 듀오 네게바(29·브라질)와 아길라르(30·코스타리카)다. 지난 시즌 후반 아길라르가 먼저 입단했고, 올 시즌 네게바가 합류했다. 네게바는 2017년, 아길라는 2018년부터 K리그에서 뛰었지만, 한솥밥을 먹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네게바 드리블, 아길라르는 킥이 주 무기다. 이들은 주 공격수인 무고사가 코로나19 확진으로 출전하지 못한 초반 11경기에서 공격 포인트 11개(6골·5도움)를 합작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아길라르(왼쪽)와 네게바의 활약으로 시즌 초반 고비를 넘겼다"고 칭찬했다. [사진 인천 유나이티드]

최근 창원축구센터에서 만난 아길라르는 “네게바는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친구다. 거의 붙어 지낸다”고 말했다. 네게바도 “힘을 합쳐 인천을 예년과 다른 팀으로 만들자고 약속한 사이”라고 거들었다. 두 선수에게는 또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주 무기를 세계적 축구 스타한테 배웠다.

호나우지뉴(左), 케일러 나바스(右)

네게바는 브라질의 레전드 호나우지뉴(41·은퇴)와 매우 가까운 사이다. 호나우지뉴는 2000년대 현란한 드리블로 세계 축구를 호령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 멤버이자, 2005년 발롱도르(올해의 축구선수상) 수상자다. 네게바는 “시즌을 마치고 브라질에 가면 가장 먼저 호나우지뉴를 만난다. 큰 형 같은 존재다. 가족 모임을 할 정도”라고 자랑했다. 네게바는 플라멩구(브라질)에서 2년 간(2011~12년) 호나우지뉴와 함께 뛰었다. 당시 그는 19세로 프로에 갓 데뷔한 신인이었다. 호나우지뉴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네게바는 “호나우지뉴가 ‘볼을 갖고 있지 않았을 때가 더 중요하다’, ‘그라운드에선 네가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펼쳐라’ 등등 조언했다”고 전했다. 네게바는 호나우지뉴 조언에 따라 지금처럼 드리블을 주 무기로 갖게 됐다. 우정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네게바는 “호나우지뉴와 자주 연락한다. 최근 통화 때도 호나우지뉴가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신인 시절 호나우지뉴(왼쪽)와 플라멩구에서 뛴 네게바. [사진 네게바 인스타그램]

아길라르와 절친한 선수는 케일러 나바스(35·파리 생제르맹)다. 나바스는 코스타리카 대표팀 주장이자 골키퍼다. 나바스는 전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유럽 챔피언스리그(2016~18년) 3연패 주역이다. 아길라르는 대표팀 소집 때마다 나바스와 만나 함께 훈련한다. 날카로운 슈팅 각도와 위협적인 패스 타이밍을 나바스로부터 배웠다. 아길라르는 “내가 무뚝뚝해 자주 연락하지는 않지만, 대표팀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한국에 온 뒤 이를 발전시켜 나만의 기술로 완성했다”고 말했다.

세계적 스타와 우정을 나누며 많은 것을 배웠던 두 사람은 “올해 인천은 다를 거다. 시즌이 끝났을 때 인천 순위를 보고 모두가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한목소리로 약속했다.

창원=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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