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두 번 실패는 없다".. 영월, 문화도시 선정 재도전 나섰다

서승진 2021. 6. 2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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郡, 민간주도 전환.. 청년 적극 참여
추진센터 300여명 참가.. 열기 후끈
이웃과 연대 통해 새 성장동력 발굴
지난 14일 영월 동강시스타에서 열린 문화도시 조성계획 군민보고회에서 최명서 군수와 손경희 영월군의회 의장 등 참가자들이 문화도시 조성 동참 의지를 담은 손팻말을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영월군 제공


강원도 영월군은 지난해 12월 전국 25개 자치단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제3차 문화도시 예비사업 대상지에 도전했다. 그러나 최종 명단 10개 도시에 영월은 없었다. 아쉽게 11위를 차지했다.

영월군은 실패를 교훈 삼아 올해 제4차 문화도시 재도전에 나섰다. 배양된 시민력을 바탕으로 주민 주도의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문화도시 영월’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도시 사업은 도시 성장 프로젝트 중 하나다. 문화와 예술을 기반으로 지역의 특색을 지닌 자원을 발굴해 지역 스스로 도시 문화 환경을 기획 실현하고, 도시 브랜드를 새로 마련하는데 중점을 둔다. 문화를 통해 도시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다. 예비 문화도시를 거쳐 법정 문화도시에 최종 선정되면 5년간 2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영월의 문화도시 사업이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관 주도에서 시민 주도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주민들이 직접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뤄나가기 위한 시도다.

지난 3월 영월형 문화도시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인 문화도시추진센터를 공식 출범했다. 또 영월 북면 옛 문곡휴게소를 리모델링해 ‘아르코공연연습센터@영월’을 개관했다. ‘아르코공연연습센터@영월’은 다양한 연습실과 세미나실, 악기보관실 등을 갖춰 강원 영월·정선·평창·태백, 충북 제천·단양 등 중부내륙 문화예술인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문화도시조성 및 지원조례 일부개정을 통해 주민참여예산제와 행정지원협의체 구성을 명문화했고, 생활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생활문화진흥조례를 만들기도 했다.

주민 참여 열기도 뜨겁다. 영월문화도시추진센터가 지난 4월 진행한 주민 제안 사업 ‘영월 문화가 왔수다’에는 49개팀 300여명이 참여했다. 처음 한글을 깨친 어르신들의 ‘꼬부랑 글씨’ 문패 만들기부터 청년 문화예술인들의 국악 재즈 공연과 월간 기획전 등 다양한 활동이 이어졌다. 문화예술인은 물론 청년, 주부, 어르신 등 각계각층이 참여했다.

영월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문화 활동 소식을 알리는 SNS 서포터즈인 ‘영월 사방사방 서포터즈’ 모집에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2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를 활용해 전국 각지에 영월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리고 있다.

영월문화도시추진센터 김경희 센터장은 “시민이 주체가 되면서 그동안 수동적으로 문화 예술 활동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시민들이 직접 사업계획 수립부터 예산 편성, 결과 평가에 참여하는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의 적극적인 참여도 달라진 점이다. 올해는 청년주도로 진행된 토크콘서트 전시 영상제작 등 다양한 형태의 문화 활동으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군은 올해 문화도시 선정 도전을 위해 ‘시민행동으로 빛나는, 문화충전도시 영월’을 비전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 지역 박물관과 문화원 등 문화 환경을 활용한 사업인 ‘구석구석 충전문화’, 단절된 인간관계를 극복하는 ‘사이사이 충전문화’를 비롯해 굽이굽이, 사람충전, 문화충전, 공간충전 등 6개 충전사업을 펼친다.

문화도시 기반 구축과 이웃 간 연대와 협력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나선다. 하반기 주민주도사업과 생태 리사이클 운동을 비롯해 문화도시 전문가 초청 포럼, 시민 참여와 소통을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한다.

정대권 군 문화예술 담당은 “과거 석탄산업도시였던 영월이 집단지성을 통해 문화도시로 탈바꿈해 가고 있다”며 “시민들 스스로 문화로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이미 영월은 문화도시로 한 차원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최명서 영월군수
“배양된 시민력과 주민역량이 새로운 변화의 자양분 될 것”


"영월이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변화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시대의 흐름입니다."

최명서(사진) 영월군수는 2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화도시를 추진했던 도시와 그렇지 않은 도시의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며 "문화도시 추진으로 배양된 시민력과 주민역량이 우리 지역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문화도시조성 사업을 통해 역량을 갖춘 지역의 청년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를 발굴해 내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문화도시 예비사업 대상지 선정 도전에서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던 영월군은 실패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으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최 군수는 "지난해 첫 도전에선 작은 지역의 특성상 지역 인적자원의 한계가 있었고, 문화도시 영월의 메시지가 충분하지 못했음을 인지했다"며 "그러나 도전 과정에서 지역의 절실함을 전달할 수 있었고, 영월의 문화적 저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패를 거울로 삼아 새로운 인적자원을 발굴하고,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더욱 촘촘한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과 행정이 함께 사업을 추진하다가 실패해도 서로를 격려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문화도시조성의 본래 취지"라며 "문화도시는 결국 사람이다. 문화도시가 내 일상을 바꾸는 추진력이라 생각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 군수는 "문화도시의 추진 주체도 시민이고, 그 혜택을 누리는 것도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영월=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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