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에 인수되는 이스타항공, 1년만에 새주인 맞아 재도약 모색

이홍석 2021. 6. 2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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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인수 후보자 법원 공식 발표만 남아..정밀실사 후 내달 계약 체결
지난해 7월 제주항공 인수 포기 후 경영난..자금력 기대·우려 교차
지난해 3월 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대기하고 있다.(자료사진)ⓒ뉴시스

이스타항공이 중견 건설업체 성정을 사실상 새 주인으로 맞게 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3월 전 노선 셧다운(운항 중단)된지 1년 3개월만에 새로운 비상에 대한 기대감을 품을 수 있게 돼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조만간 이스타항공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 업체 성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날 예정됐던 법원의 확정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공식적인 발표만 남았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성정은 앞서 지난 17일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에 우선 인수권을 행사하겠다는 공문을 보냈고 딜로이트안진은 이를 법원에 제출했다.


성정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회생기업이 공개입찰을 전제로 인수의향자와 사전에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인수전에서 본 입찰 전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본입찰에 참여한 쌍방을그룹 컨소시엄의 인수 조건을 수용,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서 결국 최종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다.


이로써 성정은 오는 28일부터 내달 2일까지 이스타항공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할 예쩡으로 별 문제가 없으면 내달 중 본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이후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이 부채 상환과 유상증자 등의 계획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다음달 20일까지 법원에 제출하면 매각 절차는 마무리된다.


이에따라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7월 23일 제주항공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이 해지된 지 약 1년만에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됐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9년 말 이스타항공 인수를 발표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항공업황 악화 등이 겹치면서 반년만에 인수를 포기했다.

이스타 연내 운항 재개 가능할까...성정 자금력에 달려

형남순 성정 회장(백제컨트리클럽 회장·가운데)이 지난 2016년 3월 충남대학교병원에 발전기금 5000만원을 기부한 뒤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남대학교병원

이제 관심은 이스타항공이 연내 운항 재개를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여부로 쏠리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24일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수요 악화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등이 겹치며 전 노선 운항을 중단한 후 1년 3개월 동안 항공기를 띄우지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새 주인을 찾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재도약은 아직 산넘어 산이다. 일단 성정이 인수 성사에 이어 부채를 해소할 자금력이 뒷받침 되느냐가 관건이다.


이스타항공이 현재 변제해야 할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 공익채권은 700억~800억원, 법원에 신고된 공항사용료와 항공유류비 등 회생채권은 1800억원 안팎으로 해소해야 할 부채만 25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수금액이 1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회사 인수와 부채 해소만으로 총 3500억원이 투입돼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성정의 기업 규모는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충청남도 부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성정은 골프장 관리업, 부동산임대업, 부동산개발업 등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관계사로 27홀 골프장인 백제컨트리클럽, 토목공사업체인 대국건설산업 등이 있다.


성정의 지난해 매출은 59억원, 백제컨트리클럽은 178억원, 대국건설산업은 146억원으로 기업 규모가 큰 편은 아니어서 조건부 투자계약 기업으로 알려진 이후부터 이스타항공 인수가 가능하겠느냐는 의문부호가 달리긴 했다.


성정 측은 오너 일가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인수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으며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골프 및 레저, 숙박, 개발 사업 등과 항공업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AOC 재발급 절차 진행...1년 넘긴 셧다운 끝내고 연내 재개 주목

이스타항공 본사가 있었던 서울 강서구 사무실이 텅 비어있다.ⓒ연합뉴스

인수 성사에 이어 부채 해소까지 하더라도 회사 운영 비용 마련이라는 다음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번 매각 추진과 함께 연내 국내선 운항을 목표로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 재취득 절차에도 돌입하기는 했다. 이스타항공은 운항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AOC 자격이 박탈됐고 재운항을 위해서는 AOC 자격을 재취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AOC 자격을 재취득한다고 해도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항공사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신규 항공기 리스와 직원들의 인건비 등 추가적인 운영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성정으로서는 인수 자금에 이어 부채 해소에도 많은 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운영 자금 확보가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결국 이스타항공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성정이 자체적인 자본력 외에 재무적투자자(FI)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정상화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이유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대규모 정리해고된 605명의 직원들의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회사측의 정리해고에 대해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부당노동 구제신청을 했고 지노위는 지난달 부당해고로 판단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성정이 자신하고는 있지만 이스타항공의 막대한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지가 첫 관문”이라며 “투자자 확보 등을 통해 추가적인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게 그 다음으로 회사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코로나19 해소로 인한 항공수요 회복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항공기.ⓒ이스타항공

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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