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치매" 주장에, 피해자 "성추행후 돌연 걸렸냐..참담"

이은지 2021. 6. 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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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1일 오전 2차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에서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여직원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측 변호인이 2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강제추행이 아닌 기습추행”이라고 주장하자 피해자가 반박하고 나섰다.

오거돈 피해자는 이날 오후 4시 입장문 내고 “사건 이틀 전 주말 저녁에 제 업무가 아닌 일로 저를 호출한 이유는 무엇이냐”며 “(성추행) 사건 당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음에도 굳이 저를 특정해 부르고도 기습추행이냐”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 측 변호인이 “강제추행 치상죄는 형법상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중범죄”라며 “(오 전 시장의) 사건 범행은 폭행과 협박이 수반되지 않고, 기습적인 가벼운 외력 행사”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오 전 시장 측 변호인이 “폭행이 없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피해자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 없이 못 사는 이유는 100% 그날의 강제추행 때문”이라며 “치상을 예상할 수 없었다느니, 사건 직후 5월까지의 치상은 본인의 잘못이지만, 그 이후의 정신적 상해는 본인과 무관하다느니 하는 주장은 그만하라”고 요구했다.


“오거돈은 치매 환자” 변호인 주장에 피해자 “참담하다”
오 전 시장이 최후 진술에서 “공직 50년이 모두 물거품 됐다”며 후회한 것을 두고, 피해자는 “물거품으로 만든 것은 모두 당신”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합의할 생각은 절대 없으니, 시도도 하지 말라”고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오 전 시장 측 변호인이 "오 시장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며 선처를 호소한 것을 두고 피해자는 참담하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피해자는 “사건 직전까지도 팔굽혀펴기로 체력을 과시하더니, 사건 후에 갑자기 치매에 걸렸냐”며“350만 부산시민의 수장인 시장이 치매 노인이었고, 민주당은 치매 노인을 공천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부산시 공무원 사이에서도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을 부산시장으로 모신 거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강제추행 피해자가 21일 낸 입장문. 사진 부산성폭력상담소


이날 검찰은 강제추행, 강제추행 미수, 강제추행치상, 무고 혐의로 오 전 시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또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장애인 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1심 선고는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오 전 시장은 2018년 11월쯤 부산시청 직원 A씨를 강제추행하고 같은 해 12월 A씨를 또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4월 시장 집무실에서 직원 B씨를 추행하고, 이 직원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게 한 혐의(강제추행치상)도 받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방송 운영자들을 고소했지만, 무고 혐의로 기소됐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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