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도 싼데.. '착한 공공 배달앱' 왜 인기 없나
[거제신문 최대윤]
▲ 거제시가 지역소상공인을 위해 만든 공공배달앱인 '배달올거제'. |
ⓒ 거제신문 |
이는 '배달올거제'가 민간 배달앱에 비해 인력·자금·기술·편의성 등이 부족해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외면받고 있기 때문으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특히 시가 '배달올거제'의 최대 장점으로 내세웠던 제로페이 및 지역상품권 할인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는 반면, 소상공인의 매출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등 배달앱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월 유료 서비스... '배달올거제'의 한계
거제시는 지난 3월1일 (사)한국외식업중앙회 거제시지부개발업체인 ㈜원큐와 진행하는 민관협력형 배달앱 '배달올거제'를 정식 출범시켰다.
배달올거제는 민간 배달앱과는 달리 중개수수료·광고비·가입비가 필요없는 이른바 '3무(無) 배달앱' 정책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또 제로페이 및 모바일거제사랑상품권 결제시스템을 탑재해 지역상품권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10%의 할인(거제시 지원)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달비 무료 등 추가할인까지 계획해 가맹점주와 소비자 모두가 이득을 얻는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배달업계가 특수를 맞은 시점에도 '배달올거제'의 가맹점·이용객수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시에 따르면 13일 현재 배달올거제 가맹점 수는 632개소, 주문건수는 9127건, 주문금액은 1억8208만원, 앱 가입시민은 1만1973명이다. 가맹점 대비 주문건수만 보면 '배달올거제' 출범 이후 3달 동안 가맹점당 16건 정도가 앱을 사용한 것으로, 이는 배달점포의 하루 주문 건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거제시도 처음부터 '배달올거제'의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보단 시범서비스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해 서서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서비스 출범 이후 적잖은 난관 및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가장 시급한 보완점은 가맹점 확보로 알려졌다. 현재 거제지역요식업 등록업체는 4610여개로 이중 배달서비스를 사용하는 업체는 2000여 곳이다.
하지만 '배달올거제'를 이용하고 있는 가맹점은 거제지역 전체 배달업체중 4분의1 수준에 머물러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좁아 기본 민간 배달앱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태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점포의 저조한 참여도 '배달올거제'의 가맹점 증가 및 저조한 이용률의 원인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배달올거제' 가맹점 632개소 가운데 400여 곳은 일반업체다. 나머지 200여 곳이 프랜차이즈 점포지만, 이른바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의 가맹은 손에 꼽을 정도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시는 배달올거제의 활성화를 위해 보완점을 찾고 개선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배달올거제의 개발 목적인 지역내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고객은 선택권, 음식점은 매출 우선
소비자들은 '배달올거제'의 최대 단점으로 좁은 선택권 및 서비스 이용에 대한 불편, 낮은 인지도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배달 음식점과 '배달올거제' 가맹점은 기존에 서비스되고 있는 민간 배달앱의 편리함과 매출 때문이라고 했다.
중개수수료·광고비·가입비가 필요없는 '배달올거제'의 취지는 좋지만 정작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음식 및 업체의 선택폭이 좁고, 가맹점 중개수수료·광고비·가입비를 들여서라도 기존 민간 배달앱을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최대 장점으로 내세웠던 제로페이 및 지역상품권 할인 서비스는 고객이나 가맹주 입장에선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시는 공공배달앱을 만들면서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지역화폐 사용을 유도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배달앱 마케팅비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배달서비스 자체가 편의성·편리성 때문에 만들어진 업태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결제가 편리한 시스템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점 입장에서는 소비자나 지역 경제 활성화보다는 수수료가 조금 비싸더라도 소비자에게 만족도를 줄 수 있고 주문량이 많은 배달앱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 배달올거제의 경우 가맹점 가입 자체도 부진하고 소비자 이용률은 더 떨어지는데 저렴한 수수료만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예로 고현동의 한 음식점은 A사의 민간 배달앱 서비스를 통해 매달 40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반면, '배달올거제'를 통해서는 6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는 민간 배달앱과 공공배달앱과의 주문량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상문동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A씨는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에 공공배달앱을 환영했는데 이용 손님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주문가능 점포가 배달거리에 따른 제약을 받는 등 기존 배달앱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다"며 "경남 최초의 공공배달앱이라는 타이틀 보다는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위한 세세한 준비와 배려가 돋보이는 공공배달앱으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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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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