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71%, 미시시피 45%..美 백신 접종률도 정치색 따라 양극화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 접종률이 낮은 중서부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확진자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이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인도 변이)'의 확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신규 환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미주리주(11명)다. 미주리주의 성인 백신 접종률(1회 이상)은 55%로 전국 평균인 65%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CNN도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은 미시시피주(45%)·앨라배마(49%) 등에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지애나(48%)·테네시(51%)·아칸소주(52%) 등도 상대적으로 낮은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73%), 뉴욕(71%) 등 인구가 밀집한 서부, 동부의 도시 지역 접종률이 70% 선을 넘긴 것과 대조된다.
이처럼 중서부와 남부 시골 지역의 접종률이 떨어지는 원인으로는 우선 상대적으로 부족한 의료 인프라가 꼽힌다. 미시시피주의 도시 잭슨의 초퀘앤타루멈바 시장은 백신 접종이 더딘 이유 중 하나로 주치의가 없는 주민들이 많다는 점을 지목했다.
여기에 정치적인 영향도 있다는 지적이다. 가디언은 백신 접종률 차이가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갈리는 미국 정치 지형도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성향의 주는 백신 접종률이 높지만,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은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CBS뉴스와 여론조사 기관인 유고브가 지난 8~10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원은 52%만이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했고 29%는 백신을 접종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원은 77%가 백신을 접종했으며 5%만이 백신 접종을 거부했다.
문제는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에서 이들 지역이 새로운 감염 확산의 진앙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주리주 소재 병원·의원의 통합시스템을 운영하는 콕스헬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에드워즈는 CNN과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가 환자 급증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미국 남부와 중서부의 상당 부분 그리고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는 델타 변이와 맞닥뜨릴 경우 환자가 더욱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중서부 지역인 아이오와·캔자스·미주리·네브래스카주 등은 델타 변이 비중이 23.5%로 미국 전체 평균치인 약 10%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했다. 베일러의과대학의 피터 호테즈 교수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나는 이런 현상을 '두 개로 나뉜 코로나19 국가'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초 미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미국 성인의 70%가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1회 이상 맞도록 하겠다는 목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접종률이 정체를 보이면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접종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백신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스콧 코틀립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아직 백신을 꺼리거나 접종소에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대량 접종 대신 학교, 직장 등 중개자 통해 적극적으로 접종을 유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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