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넘어 메탄올 추진선까지..탄소제로 향해 '열일'하는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머스크와 건조의향서 체결..3500TEU급 규모는 세계 최초
이미 8척 건조 경험 보유..건조 성공 시 메탄올 선박 조선사로 '두각'

한국조선해양 자회사 현대미포조선이 2016년 인도한 세계 최초 메탄올 연료 PC선 명명식 행사모습. ⓒ현대미포조선

한국조선해양이 탄소제로를 향해 잰걸음을 내고 있다. 경쟁력을 가진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을 넘어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주목받는 ‘메탄올 추진선’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자회사 현대미포조선은 머스크와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3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Letter of Intent)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LOI는 계약이 최종적으로 이뤄지기 전 두 당사자 이상이 협약의 대략적인 사항을 문서화 하는 것이다. 이후 최종계약을 체결하면 현대미포조선은 선박 건조에 돌입하게 된다.

이번 수주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현대미포조선이 메탄올 추진선 건조 경험을 보유한 국내 유일한 업체이기 때문이다. 최근 제시되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는 암모니아, 수소연료 추진선 등이 있는데, 이들 선박은 2024~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아직 연구·개발 중인 상태다.

반면 현대미포조선은 2016년 세계 최초 메탄올 연료 PC선을 인도한 바 있으며, 현재까지 총 8척의 건조 경험을 보유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메탄올 추진선은 전세계 20척 가량 운항되고 있다.

메탄올은 상온과 일반적인 대기압에서도 저장과 이송이 쉽다는 특성을 지녔다. 해양 배출시 물에 빠르게 녹고 생분해돼 해양오염을 일으키지 않고, 기존 선박연료유에 비해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 80%, 온실가스를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간 메탄올은 생산단가가 높고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많아 선박용 연료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주원료인 천연가스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생산단가가 낮아지고, 질소산화물을 절감하는 연료분사기술이 개발·고도화되면서 차세대 선박용 연료로 부상하게 됐다.

우리 정부의 검사기준 승인과 국제해사기구(IMO)의 추가 규제가 채택되며 메탄올 추진선의 성장 발판도 마련된 상태다.

지난 18일 해양수산부는 메탄올 추진선 검사기준을 최종승인했다. 이번에 승인된 선박검사규칙은 메탄올의 특성으로 인한 폭발·화재, 인체 유해성·구조강도 등에 대해 안전성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메탄올은 극저온 저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탱커선과 유사한 설계와 배치가 가능하며, 액체연료 요건을 적용할 수 있다. 다만 독성이 있어 인체에 유해한 가스 배출을 차단하는 관련 장치를 설치하고 부식에 강한 재료를 사용해 안전성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76차 회의에서 내년부터 2026년까지 연간 2%씩 탄소를 감축하는 안을 추가 채택했다. 이에 1년 6개월 이후부터는 2013년 이전 건조된 현존선에도 에너지 효율지수(EEXI)를 적용해, 선박 운항 속도를 줄이거나 에너지 저감장치 등을 달아야 한다.

또한 탄소집약도 등급제(CII)에 따라 기존 선박을 연비에 따라 A~E등급으로 나누게 된다. 만약 D등급을 3년 연속 받거나 E등급을 한번이라도 받으면 연비 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이후에도 연비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당한다.

김현 메리츠 증권 연구원은 “LOI(건조의향서)가 실제 수주로 이어진다면, 2000~3500TEU급에서의 현대미포조선의 건조 경쟁력이 재입증됨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본계약을 체결하고

건조에까지 성공한다면 탄소중립 조선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