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리스크 현실화..이재용 '초격차' 차질 우려

이건엄 2021. 6. 2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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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본격적으로 쟁의에 나서면서 삼성의 노조리스크가 현실화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삼성 내에서 노조의 힘이 강해지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 등 주력분야에서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 내에서 노조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이로 인한 리스크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노조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이어질 경우 경영진의 부담은 물론 경쟁력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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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연례행사 자리 잡나..조직 와해 등 경쟁력 저하
대외 경쟁 치열한데 노조 가세.."삼성만의 강점 잃었다"
총수 부재로 경영활동 제한..갈 길 바쁜데 불확실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본격적으로 쟁의에 나서면서 삼성의 노조리스크가 현실화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외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내부에서의 불확실성마저 커진 셈이라 이재용 부회장의 초격차 전략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이날 오전성디스플레이 아산2캠퍼스에서 노조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주관으로 사측의 교섭 태도를 규탄하는 연대집회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전상민 쟁의대책위원장을 포함한 노조 임원 6명이 선제적 파업에 돌입한다.


문제는 이를 계기로 파업과 같은 노조리스크가 삼성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지 선언 이후 노조들이 세를 불리며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만 보더라도 이 부회장의 사과 이후 지속적으로 몸집을 불려 조합원 수가 전체 직원의 10%를 웃도는 2400명 규모까지 확대됐다. 여기에 사측과 임금협상을 진행해온 노사협의회마저 사실상 노조가 장악하면서 경영진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김정란·이창완 공동위원장은 지난 14일 “노사협의회 사원 측 위원 선거에서 투표가 순연된 2곳을 제외한 19곳의 지역구 중 11곳에서 노조 집행부, 대의원, 조합원 입후보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서도 노조가 앞장서 사상 처음으로 집단 산업재해 보상 신청에 나서는 등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 내 최대규모 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지난 7일 광주광역시 근로복지공단 광산지사에 산재 보상을 신청했다.


지난 8일 오후 충남 아산시 탕정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2캠퍼스 정문 앞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원들이 임금협상 결렬 관련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뉴시스

이처럼 삼성 내에서 노조의 힘이 강해지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 등 주력분야에서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다.


가뜩이나 중화권 업체를 비롯한 경쟁사들로부터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불확실성까지 커질 경우 빠른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총수 부재로 경영활동에 상당한 제한을 받고 있는 삼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주력인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과거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삼성디스플레이 독주 체제에 금이 가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반도체와 가전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목표로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초격차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을 비롯한 변수가 산재해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 내에서 노조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이로 인한 리스크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노조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이어질 경우 경영진의 부담은 물론 경쟁력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노조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삼성만의 조직 역량이 크게 와해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데에는 무노조 경영에 따른 안정감이 큰 역할을 했던 만큼 강점이 크게 퇴색됐다는 설명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사회적 압력에 의해 무노조 경영이 무너지면서 삼성만의 조직 역량이 크게 와해되고 있다”며 “이는 삼성의 장점을 파괴하는 것과도 같기 때문에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삼성전자

데일리안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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