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유증으로 급한 불 껐지만.. 유동성 위험 여전
중장거리 취항 전략은 긍정적
최대주주 자금 지원여력 없어.. 자금난 위험 재차 부각 가능
[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다른 항공사들과 마찬가지로 티웨이항공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규모 손실로 인한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자금 조달도 두 차례 진행했다.
일단 급한 불은 끈 모양새지만 예상대로 항공업이 회복되지 않으면 유동성 위기에 다시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경쟁사에 비해 최대주주 자금 조달력이 약한 편이라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800억 유증으로 숨통 트여
티웨이항공의 지난 1분기 말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1492억원 대비 76.3% 감소한 3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454억원, 494억원으로 손실폭이 각각 103.6%, 41.9% 늘었다.
2003년 설립된 티웨이항공은 대구공항을 거점으로 성장한 LCC로 항공기 27대와 국내선 9개, 국제선 66개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선 점유율은 15.6%, 국제선 점유율은 4.7% 수준이다.
주요 사업 부문은 크게 여객과 화물로 나뉘는데 티웨이항공의 매출은 대부분 여객에서 나온다. 올 1분기 말 기준 여객 부문의 매출 비중은 94.5%다. 원래 지난해까지 97~98% 수준이었는데, 코로나19로 여객 매출이 급감하고 화물 매출이 조금 늘어서 비중이 변했다.
화물 매출이 증가하긴 했지만 실적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고운임의 북미·유럽 노선에 화물기를 투입해 매출을 올린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동남아 노선 위주의 LCC는 대형기가 없어 장거리 노선을 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의 부진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에만 13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재무상태도 급격히 나빠졌다. 2019년 말까지 327.7%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789.1%까지 치솟았다.
다행히 지난해 11월 티웨이항공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668억원을 수혈받아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500%까지 내려왔다. 또 지난 4월 사모펀드 ‘제이케이엘(JKL)파트너스’가 설립한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를 대상으로 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800억원을 전환우선주 형태로 조달했다.
일단 현금을 확보하면서 올해 말까지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티웨이항공의 자본총계는 691억원이었다. 여기에 800억원을 더하면 1491억원이다. 올해 지난해 수준인 1379억원 정도의 손실을 기록하더라도 완전 자본잠식을 피할 수 있는 셈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으로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해 올해 손실로 발생할 수 있는 자본잠식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또 올해 말 중형기인 A330 3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시드니, 크로아티아, 말레이시아 등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계획인데 중장기 관점에서 노선 포트폴리오의 적극적 확장 전략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빈약한 최대주주… 신용등급도↓
다만 시장에서는 올해를 넘겨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등 항공업황이 회복되지 못하면 티웨이항공이 타 항공사에 비해 더 큰 자금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쟁 항공사들에 비해 최대주주의 지원 여력이 많지 않아서다.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는 코스피 상장사인 티웨이홀딩스다. 티웨이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276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여기서 자회사 티웨이항공의 매출을 제외한 자체 매출은 77억원 수준으로 미미하다. 티웨이홀딩스는 자체 사업으로 PHC 파일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다. 게다가 2017년부터 4년 연속 별도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자체 현금창출 능력이 거의 없는 셈이다.
보유 현금도 넉넉하지 않다. 지난해 11월 티웨이항공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할 때도 3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공모 방식으로 모집해 자금을 겨우 마련했다.
이 때 티웨이홀딩스의 최대주주이자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예림당은 BW 공모에 참여하지 않으면 주식 전환으로 지분율이 60.8%에서 42.41%로 희석될 수 있음에도 돈을 넣지 않았다. 예림당은 출판업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인데, 티웨이홀딩스와 마찬가지로 연결로 잡히는 티웨이항공을 뺀 매출액은 별도 기준 167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은 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티웨이홀딩스 BW의 신용등급은 발행 후 벌써 두 차례나 강등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8일 티웨이홀딩스의 BW 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변경하고 워치리스트를 ‘하향검토’에 등록했다. 최초 발행 당시인 지난해 11월에는 BB-였는데 지난 2월 B+로 내려갔고 이번에 또 강등된 것이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티웨이항공은 800억원 증자로 급박한 유동성 우려가 완화됐지만 영업현금 순유출 규모를 감안할 때 추가 자본 확충이나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기간 내 유동성 위험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며 “영업실적 회복 시기의 가변성, A330 도입 계획 등을 감안할 때 재무부담 확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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