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그을린 쿠팡 앞..남겨진 세가지 과제

김철현 2021. 6. 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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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성장 가속 페달을 밟던 쿠팡에 제동이 걸렸다.

쿠팡은 올해 미국 상장 이후 국내 물류센터 투자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 왔지만 이번 화재로 물류센터 화재 취약점이 드러난 만큼 전체적인 재점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화재 원인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쿠팡의 물류센터 안전관리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그동안 공을 들인 투자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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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경쟁력인 물류센터 안전 문제 불거져
'쿠팡 탈퇴' 부정 여론 확산에 곤혹
덕평물류센터 공백으로 배송 차질 예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성장 가속 페달을 밟던 쿠팡에 제동이 걸렸다. 쿠팡은 올해 미국 상장 이후 국내 물류센터 투자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 왔지만 이번 화재로 물류센터 화재 취약점이 드러난 만큼 전체적인 재점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도권 ‘로켓배송’의 중심인 덕평물류센터가 전소되면서 장점으로 내세우던 빠른 배송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재와 소방관 사망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번지고 있다는 것도 쿠팡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21일 쿠팡은 화재 예방을 위해 모든 물류센터와 사업장을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진행해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화재 원인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조사 결과를 통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적극 개선하기로 했다.

◆핵심 경쟁력인 물류센터 안전 문제 불거져=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화재로 물류센터의 안전 관리 문제가 제기된 것이 쿠팡에 적지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센터는 그동안 쿠팡이 투자를 집중해온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올해만도 미국 상장 이후 3월 전라북도, 4월 경상남도, 5월 충청북도에 이어 최근 부산까지 물류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한 누적 투자금액은 1조200억원 이상이며 직접고용을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9500여 명에 달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화재 원인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쿠팡의 물류센터 안전관리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그동안 공을 들인 투자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것이다. 안전관리를 위해서도 1년 동안에만 700명의 안전전문 인력을 추가로 고용했고 안전관리를 위해 25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지만 이번 화재로 빛이 바래게 됐다.

◆'쿠팡 탈퇴' 부정 여론 확산에 곤혹=화재 이후 탈퇴와 함께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쿠팡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SNS에서는 현재 쿠팡을 더는 이용하지 않겠다는 탈퇴 인증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쿠팡의 배송·물류센터 노동자 사망에 대한 대처에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던 소비자들이 이번 화재로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화재 당일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이 쿠팡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고 발표한 것도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앞서 주주총회를 통해 의결된 사안이라고 해명했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의식한 사임이라는 지적이 잇따른 것이다. 쿠팡은 서둘러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의 유가족 지원 방안과 장학기금 마련, 덕평물류센터 직원 급여 정상 지급 등을 발표했지만 부정적인 여론은 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덕평물류센터 공백으로 배송 차질 예상=당장에 덕평물류센터 공백으로 수도권 배송에 비상등이 켜진 것도 쿠팡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쿠팡은 현재 화재가 난 덕평물류센터에서 소화하는 물량은 다른 센터에서 배송을 분담해 주문배송 상품 지연에 따른 고객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화재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물류센터가 폐쇄된 것과 달리 기존 물류센터 시스템을 복원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량이 분산되는 다른 물류센터에도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 30여 개 도시 100개 이상의 자체 물류센터 및 배송센터는 쿠팡이 투자를 지속해온 핵심 경쟁력"이라며 "물류센터 안전 문제는 그 경쟁력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당분간 비상 경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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